[독일, 교육학 & 초등교육 & 유아교육] #01. 독일 유치원 (Kindergarten) -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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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 & 유학 & 문화 : 자녀교육/독일교육 & 자녀교육

[독일, 교육학 & 초등교육 & 유아교육] #01. 독일 유치원 (Kindergarten) - 1편

by 독/한/아빠 2020.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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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6일부터 아이 셋이 모두 유치원에 다니고 있다.

 

부모의 목표와 계획 때문에 도착한 독일이지만, 이 시간들이 아이들에게 '어쩔 수 없는', 희생이 강요된 시간이 아니기를 바랐다. 도리어 아이들에게 행복하고, 의미 있는, 소중한 추억들을 쌓을 수 있는 시간이었으면 더욱 좋겠다고 생각해왔다. 그리고, 실제로도 그런 시간들을 선물해줄 것이라 믿었다.


1. 독일 유치원 교육철학

 

한국인의 기준으로 바라보면, 독일 유치원 일과에는 '교육' 시간이 별로 없는 듯하다.

 

아이들은 유치원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찾아 하루 종일 마음껏 논다. 간단한 '숫자'를 배우거나 '글자(알파벳)' 따위를 익히는 (한국인의 생각으로는) 일체의 교육 행위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런점에서 독일 유치원은 '교육'보다는 도리어 '보육'에 가깝다.

 

그러나 독일인의 관점에서 이것은 분명한 '교육'이다. 그것은 유치원 교사를 지칭하는 말을 보면 알 수 있다.

보통 독일 학교에서 일하는 선생님은 Lehrer(in)라 한다. '스승, 선생님'으로 번역되며,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선생님'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의미로 독일에서도 쓰인다.

하지만, 유치원 선생님은 Lehrer(in)이라 부르지 않는다. 유치원 선생님만 특별히 Erzieher(in)이라고 부른다. Erzieherung이라는 말은 '교육, 훈육', 특히 '가정에서 이루어지는 가장 기본적인 교육'을 말한다.

즉, 유치원 교사는 아동의 가장 기본적인 교육의 틀을 마련하는 '교육자'라고 독일에서는 인식하는 것이다. 

 


 

이맘때 아이들은 '놀면서 배운다'는 것, 아니 '노는 것 자체가 배움'이라는 것이 독일의 초기 아동 교육 철학이다. 때문에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소위 '배움'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적다.

 

이웃 집의 Hans Günter 부부 역시 같은 이유로 우리에게 유치원을 강권했다. 우리부부는 아이들이 낯선 곳에서 적응하는 것을 어려워 할까봐 조금은 천천히 적응시켜주면 어떨까 생각하던 차였다. 그러나 그들은 도리어 아이들이 유치원에서 쉽고, 빠르게 독일어를 배울 수 있고, 친구들을 사귀면서 재미있게 독일사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들을 안심시켜주셨다. 그들의 격려에 힘입어 얼마 뒤 곧바로 아이들이 다닐 수 있는 독일 유치원을 알아보았다.

 

우리 아이들이 현재 다니고 있는 유치원. 독일 유치원은 실내에서 촬영할 수가 없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아이들의 얼굴이 나오는 것은 더더욱 금지된다. 유치원에 입학할 때, 아이들의 얼굴을 유치원에서 촬영해도 좋을지 '서면'으로 동의를 구하기도 한다.  

 


 

 

2. 독일 유치원 종류 

 

독일 유치원의 정원은 보통 한반에 15명 이내이다. 반을 담당 선생님은 2명 정도 배치된다.

 

교육비용은 주마다 정책이 다른데, 우리가 살고 있는 헤센주(Hessen)는 유치원부터 대학까지 주요 교육비를 정부가 담당해주고 있다. 그 덕분에 우리 부부는 한 달에 한 사람당 2.5유로(약 3,000원)를 내고 있다. 이 비용은 한 달에 한 번 정도 유치원에서 제공해주는 아이들의 특별 아침식사비에 주로 사용된다. 

 

*독일하면, 교육비가 없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최근 자국인 외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교육비를 부과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독일은 주정부 차원의 지방자치 권한을 크게 부여하고 있어, 각 주마다 상황이나 성격이 매우 다르다. 
혹 누군가 독일행을 알아볼 때에는 일반적인 독일의 상황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특성도 잘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교육비용의 지원에 대한 부분은 사립 유치원에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우리 집 바로 아래에는 한국에서 '숲 유치원'으로 잘 알려진 자연 유치원(Waldkindergarten)이 있다. 숲 유치원은 독일에서도 사립 교육기관에 해당한다. 이웃집 친구들은 "그 유치원은 좋지만, 매 달 돈을 내긴 해야 해."라고 말을 해주었다. 

 

'역시 사립은 사립인가?'

살짝쿵 걱정스런 마음으로 조심스럽게 교육비를 물어보았더니 한 달에 25유로(약 3만원)를 교육비로 부담해야 한다고 했다. (이 또한 한국인의 생각에서 보면, 엄청나게 저렴하다 싶은데) 아마도 각 교육기관을 정부가 많이 지원하는 까닭이지 싶다.

 

각 교육이 이루어지는 사회적 환경이 있고, 철학의 장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독일 교육이 우리나라 교육보다 무조건 우위에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독일의 아이들은 우리나라에 비해 조금은 더 다양한 선택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 같다.

 


 

독일 유치원은 나이(만 나이)에 따라 두 가지 정도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3세 이하의 유아들을 위한 유치원을 '키타(Kita)'라고 부르고, 조금 더 큰 친구들이 가는 유치원을 '킨더카르텐(Kindergarten)'이라 부른다.

 

나이가 더 많은 아이들이 있는 반일 수록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의 옵션이 다양해지고, 반 차원에서도 조금 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 같지만, 사실 '키타'나 '킨더가르텐'이나 크게 차이점이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유치원에 대한 기본정보는 이만하면 된 듯하다.

 

마지막으로 일러둘 사실은 독일 유치원은 본인이 가고 싶다고 그 즉시 자유롭게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라는 것이다.

정원이 엄격하기 때문이다. 신청을 하더라도 결원이 생기기까지 상당한 시간을 기다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우리 가정 역시, 친구들의 권유로 지난 11월에 바로 유치원을 알아보았지만, 일반 공립 유치원이든 숲 유치원이든 모두 내년 8월이 되어야 결원이 생긴다고 말을 해주었다. 

 

물론 조금의 아쉬움은 있었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마음을 내려놓던 차였는데, 하나님께서 은혜를 주셨다. 그즈음 처음으로 유치원에 참여하고 싶다고 신청하는 사람이 많았던 모양인지, 나이에 상관없이 신입생들만으로 한 반을 따로 개설하기로 근처 공립 유치원에서 결정한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신청한 지 만 두 달이 지나지않아 유치원 학부모가 되었다. 게다가 원래 나이대로라면 키타에서 혼자 적응했어야 할 막내 역시 누나들과 같은 반에 배치되었다. 언어나 새로운 환경에서 적응할 막내를 생각하면, 누나들과 함께 하는 편이 훨씬 마음에 놓이는 것이 사실이다.

 

예상 못했던 최고의 길이었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이란 늘상 이리 놀랍다.

 

아이들의 안전을 위해 유치원 내외부는 이와 같이 이중으로 잠금처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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