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부르크에 와서 놀란 것 중에 하나는 우리 가정이 한국에 있을 때부터 관심을 가졌던 다양한 주제에 관한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대학만 하더라도 그렇다. 마르부르크 필립스 대학은 독일에서 유일하게 '경험, 모험'을 전면에 내세운 교육학과가 있다. 우리 이웃들의 일터인 '헤파타(Hephata)'는 독일 경건주의 교회공동체가 운영하는 '디아코니(기독교 사회복지 단체)'이고. 만 5세 이후의 어린이들이 목요일 오후 숲을 탐험하는 자연교육 프로그램 'Royalrangers'도 마르부르크에 있다. 심지어 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에게 비용도 받지 않는다.
최근 여러차례 기록하고 있는 발도르프 교육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국에서 우리 부부는 청소년과 놀이문화 연구소에서 일했는데, 이곳에서 일하면서 전인교육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어린이들을 교육의 주체로 삼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 것인지도 경험해보았고, 무엇보다 놀이와 예술이 그런 교육에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조금은 맛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발도르프 교육은 전인교육, 다양한 주체들의 상호작용과 성장을 지향하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우리 부부의 경험과 많이 맞닿아 있는 주제였고, 오래부터 관심을 가진 주제였다. 아내도 실은 마르부르크 필립스 대학에서 '학교의 문화예술교육(KUBIS,Kulturelle Bildung an Schulen)'을 전공하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왔다.
항상 글을 쓰다보면 사족이 많아진다.
결국 오늘 이야기 하고 싶었던 것은 마르부르크에 발도르프 학교도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는 것이다. 참, 놀라운 곳이다. 관심을 가지고 찾아보면 웬만한 주제의 것들은 모두 발견할 수 있으니 말이다. 한국의 발도르프 교육 전문가들을 보면 독일 발도르프 교육 참관에 대한 이력이 많은데, 가능하다면 독일에 있는 동안 학부모, 교사, 학생 등 다양한 주체로서 밀도있게 참여하며 이 교육에 대해, 여러 장단점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게되길 바라본다.
아래는 마르부르크 발도르프 학교에 대한 정보이다. 마르부르크 발도르프 학교는 1845년 8월 28일 전후복구와 함께 시작되었다고 한다. 꽤나 역사가 깊은 학교라 볼 수 있다. 1919년 루돌프 슈타이너가 최초의 발도르프 학교를 세웠는데, 세계대전을 감안하면 발도르프 교육의 역사와 비슷한 걸음을 걸어왔다고 볼수 있다.
아래는 발도르프 학교 교육의 전반전인 내용에 대한 홈페이지 소개 내용이다.
"학교에 다니기 전, 아이들은 인생의 첫 7년 동안 '세상이 좋다, 이 곳에서 살고 싶다'는 것을 배운다.
이후 학교에서 첫 7년, 그러니까 인생의 두번째 7년 동안은 교사와 여러 작업을 통해 '세상은 아름답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인생의 세번째 7년, (일반적으로) 청소년들은 학교에서 자아와 외부세계를 확립하고, 확장하는 작업을 하며 '세상은 진실하다'는 것을 터특해 나간다."
마지막으로 하나 재미있는 사실은 교육의 인증에 대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대안교육, 대안학교들이 주로 정부의 공식인가를 받지 못한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보통 졸업생들은 따로 검정고시를 통해 고등교육 진학을 위한 검정을 스스로 받아야 한다) 적어도 마르부르크 발도르프 학교의 경우에는 우리나라의 수능과 같은 독일 대입준비시험 Abitur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즉, 국가의 교육정책차원에서도 발도르프의 교육과정을 인증한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