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일상의 대부분이 '정지'되었다.
덩달아 우리 집의 형편도 함께 멈췄다. 베를린 연방 비자청으로부터 우리 가족의 전자비자가 발급되었다는 우편 연락을 받은 것이 두 달 전이었지만, 지방 관청들의 업무가 중단되어 그 이후로 업데이트되는 소식이 없었다.
다행히 최근 독일의 형편이 조금씩 안정화 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독일은 매일 2,000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는 상황이지만 이전(그땐 매일 7~8,000명씩 추가 확진을 받았으니)보단 나아져서 조금씩 일상으로 복귀하려는 움직임이 보이는 것 같다. (*아래, 헤센 주 코로나 관련 정보)
Aktuelle Informationen zu Corona in Hessen | Informationsportal Hessen
Informationen zum Corona-Virus in Leichter Sprache
www.hessen.de
그 덕에 우리 가족도 어제 지방 비자청의 연락을 받았다. 우리 비자를 수령해 가라는 연락이었다. 이제야 비로소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드디어 가지게 된 것이다. 발급받은 비자 카드의 날짜를 보니, 꼭 두 달 전 발급이 완료되어 있었던 모양이었다.
사실 두 달 전, 연방 비자청의 연락을 받았을 때 우리는 뛸 듯이 기뻤고, 하나님께 진심을 다하여 감사했다. 그러나 연약한 것이 사람인지라 눈에 보이는 결과로 확인되지 않자, 슬슬 마음에 또다시 불안이 솟아나기 시작했다. 혹시 무엇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초조해졌다. 이따금은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이내 처음의 은혜를 잊어버렸다.
지난 두 달을 돌아보니 기쁨과 감사의 날을 보낸 적보다, 초조함으로 걱정했던 날이 많았을 수도 있겠다 싶다.
어제 비자를 받고 가만 생각보니, 일상에서 달라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어쩌면 이미 어느 정도는 확신했던 사실이기도 하고 말이다. 조금은 한심스러웠다. 어쩌면 지난 두 달, 기쁨과 감사를 하나님께 돌리며 깊은 평안함 가운데 더 거닐 수 있었던 기회가 많았다. 그 평안과 기쁨은 이미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이었지만, 나 스스로가 의심하며 평안을 발로 차 버렸다. 나 스스로가 두려움과 불안 속으로 걸어 들어갔다.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좋아하고 따르는 어느 목사님이 자주 하시는 말씀이 있다.
"하나님께 은혜를 '가불'하라, 미리 주실 은혜를 오늘 이미 받은 것처럼 지금 감사하라."
오늘처럼 그 말씀이 와 닿는 적이 없다. 하나님은 이미 은혜를 주셨고, 어쩌면 분명히 주실 계획이 있으시니까.
하나님은 물론 구원을 이미 허락하셨다. 예수 이전에도 그러셨고,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로 이미 우리에게 확증하시기도 했다. 그 구원을 오늘 이 순간 누리지 못하는 것은 우리 눈에 보이는 증거가 부족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그렇게 믿지 못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의심 때문이다.
그러나 그런 믿음을 설혹 지금은 가지지 못했을 수도 있다. 나 또한 그런 사람들 중 하나고. 설령 그렇다 하더라도 어느 목사님의 말마따나 미리 '가불'로라도 감사해보면 어떨까? 영원한 구원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오늘 우리를 이 불안에서는 구원해줄 테니 말이다. 소크라테스도 불안이란 사람이 스스로 해석해놓은 세계 속에 있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받은 것이 많아 감사할 것이 많다.
그러나 지금 받지 못했더라도 앞으로 주실 것을 믿으며 더 감사한다.
주님은 주실 것이나, 혹 그러지 않으시더라도, 지금보단 덜 고통스러울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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