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생각&인스타그램] #017. 깨어진 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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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 소식지 : 편지/자연&생각(ft.Instagram)

[자연&생각&인스타그램] #017. 깨어진 틈으로...

by 독/한/아빠 2025.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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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 버려진 플라스틱 양동이에 
물이 고였다.

통을 타고 흘러 고인 물이
지난 밤 겨울 바람에 얼어 붙었다.

얼음 조각은 버리자니 못내 아쉬워
구석에 놓아두고 촛불을 그 속에 두었다.

조각조각 갈라진 얼음 틈 사이로
촛불의 온화함이 새어나왔다.

깨지고 쪼개진 연약한 틈 사이로
세미한 빛들이 꼬물꼬물 기어나왔다. 

연약한 빛들이 뭉치고 모여
무거운 어둠을 내쫓기 시작했다.

차갑게 쪼개진
불완전한 얼음 구멍을 통로로 삼아서

 


 

나는 그 동안 나의 연약함에 몰두했다.
나의 깨어진 상처에 아파했다.
나는 나의 부족함에만 집중했다.

나는 내가 어떤 것을 품고 있는지 바라보지 않았다.
내가 어떤 가치가 있는지 집중하지 않았다.

그래.
나는 여전히 부족하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전히 아름다운 그릇이 될 수도 있다.

내 속에 따뜻한 사랑이 있기만 하다면 말이다.
내 안에 빛나는 희망이 있기만 하다면 말이다.


''우리는 이 보물을 흙으로 만든 그릇에 가지고 있습니다.''
(고린도후서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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