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게임만 하는 학생이 자랑스럽게 보여준 화면... '스마트폰 금지법' 필요합니다 -
게임만 하는 학생이 자랑스럽게 보여준 화면... '스마트폰 금지법' 필요합니다
교내 스마트기기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을 두고 찬반 논쟁이 뜨겁습니다. 현직교사가 관련 글을 보내와 싣습니다. <오마이뉴스>는 다른 의견도 환영합니다. <편집
n.news.naver.com
[관련기사] 독일 아동 청소년의 1/4이 미디어 문제를 가지고 있다 -
Ein Viertel der Kinder und Jugendlichen hat ein Medienproblem
Stundenlang zocken, Videos auf TikTok schauen oder durch Instagram scrollen - mehr als eine Million Kinder und Jugendliche haben laut einer DAK-Studie einen riskanten oder krankhaften Medienkonsum. Experten sind alarmiert.
www.tagesschau.de
최근 한국 언론에서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 문제를 다룬 기사를 접하였다. 기자는 스마트폰이 청소년들의 학습 능력과 일상생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지적하며, 사회적으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담았다.
사실 독일도 상황은 비슷하다. 독일 헤센 주에는 이번 학기부터 법률로써 학교 내에서 휴대전화 사용을 전면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개인의 자유를 강조하는 독일의 특성을 생각하면 최근의 법령은 매우 놀랍다. 물론 이번 학기부터 도입된 법령이기에 향후 진행 방향은 알 수 없다. 따라서 정책의 효과는 물론, 향후 어떻게 법령이 재정비될지도 알 수 없다.
Hessen handelt – Smartphone-Schutzzonen an allen Schulen
Vom nächsten Schuljahr an werden in Hessen klar definierte, altersgerechte Schutzzonen festgelegt, um einem unkontrollierten Gebrauch privater Geräte an Schulen vorzubeugen.
kultus.hessen.de
다시 처음 한국의 기사로 넘어가 보자. 한국 기사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과 SNS에 과도하게 몰입하면서 수면 부족, 집중력 저하, 또래 관계의 왜곡 등 다양한 문제를 겪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교실에서조차 학업보다 온라인 콘텐츠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실을 우려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사회 전반의 문화적 환경과 맞닿아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게 다가온다. 스마트폰이 단순한 통신 도구를 넘어, 정체성과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주된 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휴대폰의 사용의 부정적인 영향이 한국 청소년에게만 있을 리 만무하다. 이런 영향에 저항하기 위해 독일 헤센 주는 정책으로써 보다 직접적인 개입 방식을 택했다. 올해 처음 시행되는 법령에 따르면 학교 건물 및 교내 구역을 ‘스마트폰 보호구역(Smartphone-Schutzzonen)’으로 지정하여, 학생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일괄적으로 금지한다. 위반 시에는 일반적으로 수업 종료 시까지 기기를 일시 보관할 수 있다. 다만 휴대전화를 지니고 오는 것은 허용되며, 수업 중 교사 또는 학교의 허가가 있거나, 의료적 이유 또는 긴급 상황에는 예외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실제로 딸들을 통해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첫째 아이의 반 친구가 핸드폰을 가지고 왔다. 물론 당연히 책가방에 넣어두었는데, 전원을 끄는 것을 잊은 모양이었다. 수업시간에 갑자기 벨이 울렸고, 핸드폰을 압수당했다. 물론 하교할 때 개인의 핸드폰은 돌려받았다. 다만 불행히도 그 친구는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던 것이 문제였다. 개학한 지 이제 일주일 정도지만 과거의 습관으로 두 번이나 같은 일을 반복한 것이다. 선생님은 그 친구에게 삼 세 번 룰을 말했다. 다음에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 이젠 부모님이 학교로 호출된다.
이와 같이 헤센의 정책은 독일 내 다른 주와 비교해도 강력한 조치라 말할 수 있다.
Mehr Handyverbote an Schulen: Diese Regeln gelten jetzt in den Bundesländern
Mehrere Bundesländer verschärfen Regeln für Smartphones an Schulen. Was gilt in welchem Bundesland? Und sind die Verbote zulässig?
www.zdfheute.de
독일 내 다른 주의 정책과 비교해 보자. 연방 구조의 특성 때문인지 독일에선 비슷하지만 조금씩 다른 다양한 접근이 공존하고 있다.
예를 들어, 바이에른 주는 이미 2006년부터 학교 구역에서 기본적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는 법을 시행하고 있다. 다만 수업 목적으로 교사의 허가가 있다면 사용이 가능하다. 즉, 이는 강한 통제보다 디지털 미디어 사용의 조정을 지향한다.
튀링겐 주는 역사적으로 헤센과 관련성이 깊다. 그래서일까? 튀링겐 역시 헤센 정책과 유사한 기조를 따른다. 휴대전화의 교내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휴식 시간에도 사용을 자제하도록 규정한다.
한편, 작센 주는 초등학교에 한정하여 휴대전화 금지를 논의하는 중이다. 여전히 신중한 편이다. 향후 다른 주와 마찬가지로 법제화를 통해 규제를 할 것인지 주목된다.
Schule: Minister planen keine bundesweite Empfehlung für Handys an Schulen
In einigen Bundesländern werden aktuell Handyverbote für Schulen geplant. Eine einheitliche, bundesweite Empfehlung wollen die Bildungsminister aber nicht aussprechen.
www.zeit.de
이와 반대되는 움직임도 있다. 작센안할트, 작센, 베를린, 함부르크 등 다수의 주는 여전히 학교에 자율성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대응한다. 이들 주는 학교가 자체적으로 휴대전화 사용 정책을 설정하도록 허용하며, 연방 차원의 일률적인 규제는 지양하는 방향을 선호한다.
연방 정부 차원에서도 교육부 장관들은 현재 전국적인 권고안을 마련하지 않을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 이유로는 복합적 성격의 주제라는 점, 부모의 연락 권리 등 반영할 요소가 많다는 점, 그리고 'Bitkom'과 같은 디지털산업계 단체가 일률적 규제보다 미디어 교육 강화를 주장한다는 점 등이 있다.
물론 최근 사회복지, 혹은 학교 교육현장에서 미디어 교육(medienpädagogik), 특히 스스로 미디어의 사용을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Medienkompetenz) 교육과 같은 예방교육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내 아내가 독일 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한 훈련과정에서 시청 청소년과에서 담당했던 업무도 이와 같은 미디어 교육이었다.
청소년들의 미디어 사용에 대한 부작용이 학교 및 청소년 교육 현장에서 급격히 증가함에 따라 정부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되고 있다. 지금은 각 주마다 다양한 정책이 존재하지만 언젠가는 공통의 입장을 발표할 때가 올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헤센 주의 이와 같은 실험적인 정책은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헤센의 정책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 우선 자유가 억압당한다고 느낀 학생들의 반발은 불가피하다. 근본적으로 규제는 성장을 견인하는 것이 어렵다. 오히려 반작용으로써 학교 밖에서 더 많은 미디어의 폐해를 불러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더 이상 이와 같은 현상을 방임할 수 없다는 것이 헤센 주의 선택이었다. 결국 또 다시 입바른 소리지만, 규제와 자율 사이의 미묘한 균형을 찾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옳고 그름을 가리는 것이 아니다. 한국 기자가 지적했듯,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중독은 단순한 세대 갈등 이슈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직면한 구조적 문제이다. 현실에 맞는 방법을 모색하는 과정에서는 신중함은 필수적이다. 청소년들의 미디어 중독 문제의 심각성은 어제 그리고 오늘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보 중심 산업이 나날이 강조되고 있는 미래의 방향성을 고려할 때 이러한 문제는 더 심각해지면 심각해졌지 줄어들기 어렵다. 따라서 사회적 합의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반영하면서 제도적 장치, 미디어 교육, 가정과 학교의 협력, 사회적 인프라 강화 등이 맞물린 종합적인 접근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결국 우리는 동일한 문제 앞에 서 있다. 청소년들이 미디어에 종속되지 않고, 주체적으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는 삶의 방식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규제나 방임 어느 한쪽이 아니라 균형 잡힌 대응과 장기적인 교육 전략이 필요하다. 헤센 주의 정책은 그 균형점을 찾기 위한 하나의 시도일 뿐이다. 한국 사회도 다양한 해외 사례를 분석하면서,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2025.8.28 수정: 추가]
지난 8월 25일, 글을 올렸는데 농담마냥 이틀 뒤에 아래와 같은 속보를 접했다. 결국 우리나라도 내가 있는 헤센 주의 정책과 비슷한 정책을 시행하려나 보다.
[속보]수업 중 ‘스마트폰 금지’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내년 1학기부터 적용
내년 3월부터 초중고 수업 시간에 스마트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교사의 교육활동과 학생의 학습권 보호를 위해 필요한 경우 교내 휴대
www.khan.co.kr
허나 규제는 모든 것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론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긴급처방에 가깝다. 상황이 너무 심각하니 일단은 문제에서 거리를 두게 하고 안정기를 가지도록 의도적으로 개입하는 것이다.
경남 청소년들 "학교 스마트폰 사용 금지 법률 반대합니다"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스마트기기 사용과 소지를 금지하는 법률에 반대하고 나섰다. 경남청소년유니온은 '학교 스마트폰 사용·소지 금지 반대 서명운동'에 경남에서만 청소년 110명이 참여하고,
www.ohmynews.com
벌써 해당 법률에 대한 찬반 논쟁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당연한 수순이다. 나는 이미 지난 글에서 이에 대한 내 의견을 충분히 밝혔다. 또다시 입바른 소리를 하는 수밖에 없다. 무엇인 근본적인 대책일까? 문제를 해결하는 데 미묘한 균형의 추를 놓는 일이 다시 시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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