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포털 사이트에 접속하면 연일 '코로나 19 바이러스'에 대한 뉴스로 가득 찼다. 당연한 일이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세계적으로 심각한 단계에 도달해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계속 언론에서 범유행의 단계가 아님을 강조하던 세계 보건기구(WHO)도 최근에는 '세계 대유행(汎流行,pandemic)'의 선포를 가늠하기 시작했다.
5개월 전 WHO의 경고 "팬데믹 위험 커졌다…세계 GDP 5% 손실"
이 보고서는 1918년 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만큼 치명적인 호흡기 전염병이 전 세계에 대유행하는 경우를 가정해 그로 인한 손실규모를 예상했다. 그 결론은 ‘전 세계 최대 8000만명 사망, 글로벌 GDP(국내총생산)의 4.8%에 해당하는 3조 달러(약 3600조원) 감소’이다. 스페인독감보다는 치사율이 낮은 신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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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가 가진, 이를테면 악독성은 얼마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실제 치사율이 그리 높지 않고, 치료 가능성도 높은 편이었다. 그런 면에서 나는 초기 우리 정부의 대응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지금은 국면이 전환되었다. 실은 그 당시에도 코로나의 위험성은 무서운 확산세를 갖는 전염속도에 있다고 했었다. 다른 나라야 어떨지 모르지만 적어도 우리나라는 '신천지 사태'로 이름할 수 있는 어느 시점을 지나가며 전후 양상이 완전히 변화되었다. 때문에 지금은 심각하게 이 문제를 바라보고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기의 상황에서는 각 인격의 진면모가 드러나는 법이다. 인간은 누구나 이기적일 수 밖에 없다. 그 정도와 표현방법의 차이는 존재할지 모르지만, 나는 '이타적인 모습'조차 근본적으로는 그 자신의 '이기심'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한 개인의 생명까지 위협받는 작금의 상황에서 필연적으로 '이기적인' 각 개인들로 형성된 사회는 당연하게도 이 사태를 촉발한 대상에 대한 혐오와 증오를 쏟아내고 있다.
처음에는 신천지였다. 내 생각에 포교로 성장했던 신천지는 적어도 한국사회에서는 발을 딛거나 확장하기 어려워졌으리라.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무시했던 그들의 허구성을 직시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최근 신천지 교주 '이만희'의 기자회견은 흥했던 그들의 존재적 위기감과, 쇠락의 시작을 더 분명하게 보여주었던 것 같다. 어떤 부분에서 '사이비'의 몰락은 당연하고, 다행스럽다고 해야 할까?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사이비 집단'과 마찬가지로 대중과 사회의 혐오가 된 또 다른 주체가 있으니, 스스로 정통신앙의 주체라 믿는 '한국 기독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국가의 안녕과 국민의 안전을 위해 약 2~3주 종교행사를 금해달라고 전 종교집단에 부탁했다. 이 요청은 모든 시민들이 자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언론매체를 통하여 알려왔다. 분명한 위계가 있는 천주교와 불교, 원불교는 이를 따라 미사와 예불을 금했다.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기독교에서는 그것이 불가능했다. 각 개인의 신앙고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독교는 근본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했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 아니라 너무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문제는 거기서 발생했다. 소위 '주일성수', 예배는 예배당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굳게 믿은 다수의 교회들은 나름 '예방' 방법을 도입하되 그대로 예배를 드리기로 결정한 것이었다. 심지어는 예배에 모이지 않는 사람들은 신앙이 부족한 사람이라고 여기기도 했다. 그리고 이제 교회를 통해서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했다.
이 사태를 몸으로 관통하고 있는, 두 눈 부릅뜬 일반 대중, 특별히 비기독교인의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 기독교는 어떻게 보였을까? 내 생각에 한국 기독교는 스스로 외치는 고결한 신앙과 정통성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이 '자신의 이익에만 열을 올리는 수전노', 이거나 심하게는 신천지와 똑같은 '사이비 집단'처럼 보였을 것 같다.
[현장에서]주일예배, 대형교회부터 중단해야
실제 대구에서도 신천지의 종교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28일 여의도순복음교회 관계자는 "3월1일부터 2주간 모든 공예배를 온라인예배로 대체한다"며 "28일 아침 당회와 주요 관계자들이 회의를 갖고 국민과 성도들의 안전을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 추세를 지켜보며 머뭇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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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인적으로 모든 병을 제어하고 치료할 수 있는 능력과 권세가 하나님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심하게 말해 교회에 코로나 바이러스가 있는 사람이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께서 원하시면 아무도 그 병에 전염되지 않고, 도리어 그 사람이 치료받을 수도 있다고 믿는다. 때문에 누군가 코로나 바이러스로 홀로 고통스럽게 죽어가고 있다면 하나님의 이름을 믿으며 그 형제를 돕기 위해 달려가는 것이 하나님의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바울이 나뭇가지를 한 아름 모아다가 불에 넣으니, 뜨거운 기운 때문에
섬사람들이 그 뱀이 바울의 손에 매달려 있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은 틀림없이 살인자이다. 바다에서는 살아 나왔지만, 정의의 여신이 그를 그대로 살려 두지 않는다" 하고 서로 말하였다.
그런데 바울은 그 뱀을 불 속에 떨어 버리고, 아무런 해도 입지 않았다.
(행28:3~5) |
그런 면에서 지금 이 국면에서 '교회에서 모여 더 기도하며, 회개하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하는 일부 목사님들의 의견도 일면 일리는 있다고 나는 생각하고 있다. 그것은 개인의 신앙이기 때문이다. 비기독교인들은 나의 이러한 신념조차 비이성적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알고 있지만, 내 개인적으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그러나 그럴지라도 한 신앙인으로서 놓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그것은 나의 신앙과 나의 자유함이 타인에게 걸림이 된다면 절대 해서는 안되다는 사실이다. 바울은 이를 분명히 알고 있었고 여러 차례 자신이 개척한 교회에 이런 내용의 편지를 보내었다.
"다만 여러분의 자유로운 행동이 믿음이
약한 사람을 넘어지게 하는 일이 없도록
조심하십시오." (고전8:9)
당시 유대인들은 율법에 따라 가려 먹어야 하는 음식이 있었다. 또 할례라는 종교적인 행위도 있었다. 바울은 음식을 가려먹는 것이나 할례 자체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믿었다. 그러나 그러한 자유한 개인의 신앙으로 인해 다른 형제가 마음에 어려움을 겪는다면 절대 자신의 자유함을 따라 행동하지 말라고 강하게 권면했다.
어떤 교우 아닌 사람의 초청을 받아 그 집에 가거든 그러나 누가 "이것은 우상 앞에 놓았던 음식입니다." 하고 일러주거든 그 말을 한 사람과 그의 양심을 위해서 먹지 마십시오.
여기에서 양심이라고 하는 것은
"왜 내 자유가 남의 양심 때문에 제약을 받아야 하느냐? 그리고 내가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고 음식을 먹는데 감사를 드린 그 음식 때문에 내가 욕을 먹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 하고 반문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여러분은 먹든지 마시든지 그리고 무슨 일을 하든지 모든 일을 오직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서 하십시오.
여러분은 유다인에게나 그리스인에게나 하느님의 교회에나 어느 누구에게든지 양심의 가책을 받게 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됩니다.
(고전10:27~32) |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가 놓치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개인의 신앙과 신념에 취해 타인에 대한 사랑과 배려에 눈을 감고 있는 것은 아닐까?
나 역시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한 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씁쓸함과 부끄러움과 느낀다. 내가 누구를 탓하랴? 나 역시 그러한 이기적이고 부족한 한 사람의 기독교인일 뿐이다. 어쩌면 앞으로는 또 사람의 '개독교인'이라는 이름을 덮어쓰고도 오롯이 이를 견뎌내야 할 노릇일지도 모르겠다. 설혹 그때가 오더라도 기꺼이 감내할 수 있기를. 내 신앙을 부인하지 않을 수 있기를 두 손 모아, 간절히 바라본다. 다 나의 죄 때문인 것을. 나를 포함하여 하나님의 눈에 차는 시대의 의인이 없기 때문인 것을. 내가 누구를 탓하랴?
우종학 교수의 페이스북을 갈무리하며 글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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