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생활&유학 #.36] 독일의 공식적인 공휴일(함께 쉬는 날)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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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 & 유학 & 문화 : 자녀교육/독일생활 & 문화

[독일생활&유학 #.36] 독일의 공식적인 공휴일(함께 쉬는 날)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하지만...

by 독/한/아빠 2020.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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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독일보다 공휴일이 더 많다.

연방제 국가인 독일에는 주마다 공휴일 날짜도 서로 다르게 책정되는데, 일반적으로 개신교 전통이 있는 주보다 천주교 전통이 있는 주의 휴일이 훨씬 더 긴 편이다. 그 이유는 독일의 공휴일이 성탄절, 부활절, 예수 승천일, 성령강림일 등 기독교 절기와 관련되어 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천주교가 종교적인 예식과 행위가 많다 보니 그런 모양이다.

 

한편, 독일은 우리나라보다 공휴일 많지 않다. '삶의 질'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유럽 선진국이라 당연히 우리나라보다 공휴일이 더 많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놀랍지만 이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기독교 전통을 가진 헤센주의 2020년 전체 공휴일은 10일. 우리나라 2020년 공휴일은 15일로 한국이 조금 더 많다.

그러나 그 '사실'은 현실을 잘 담아내는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요즘 우리가 그렇게 따지고 좋아하는 소위 '팩트(fact)'가 종합적인 관점에서 고려되지 않을 때에는 잘못된 증거로 사용되는 경우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독일은 분명히 우리나라보다 '공휴일'은 많지 않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국가적으로, 집단적으로, "함께" 쉬는 날이 우리나라보다 적다는 말이지, 실제 국민들이 누릴 수 있는 '총 휴일'이 적다는 말은 아니다.

 


 

개인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휴일은 독일이 많다.

일반적인 유럽 국가가 그러하듯이, 독일 역시 '개인의 자유'를 중요하게 여기는 곳이다. 때문에 각 일터는 개인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법정휴가 일수를 분명하게 확보하고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독일은 '휴식, 여가'에 대한 가치가 또한 우리나라보다 분명하고 높다. 자연히 개인이 자유롭게 유용할 수 있는 휴일도 우리보다 길다. 일반적으로, 물론 신입사원도 예외 없이, 일반적으로 연중 개인 휴가일수는 병가를 제외하고, 25~30일 수준이라 한다. 여름휴가를 2~3주 해외여행을 다녀오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근무시간만 하더라도 1967년 이미 주 40시간에 합의했고, 일부 주에선 28~30시간까지 낮추는 안이 진행 중에 있다고 하니, 솔직히 쉽게 상상이 가지 않는다.

 

 

[선진국의 근로시간 단축 현황은] 유럽의 주 30시간 “하루 8시간도 길다”

현재도 폴크스바겐은 어린 자녀를 둔 직원의 경우 근무시간을 25~30시간 수준으로 줄였다가 가능한 시기에 다시 근무시간을 늘리는 ‘가족 근로시간 모델’을 적용하는 등 다양한 근무제를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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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우리나라는 어떤가?

이미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어떤 '지표'가 '현실' 자체를 오롯이 반영한다고 볼 수는 없겠지만,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해볼 수 있는 출발점은 분명히 되는 것 같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떤가?

역시 모든 곳에 그렇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겠지만, 법적 휴무일은 고사하고, 자신의 건강을 스스로 관리할 수 있는 권리까지 '죄책감'을 가지며, 눈치를 보고 요구해야 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지 않은가? 소위 '집단과 조직이라는 대(大)를 위해 기꺼이 개인이라는 소(小)를 희생하는 모습'이 미담을 넘어, 당연스런 모습으로 자리 잡히진 않았는가? 

 

 

01화 아픈 것도 허락받아야 하나요?

병가에 대하여 | 아프다 하루 종일 콧물이 났다. 기침도 멎을 생각을 않는다. 머리는 멍하고 온몸에 기력이 다 빠져나간 느낌이다. '휴, 어떡하지? 회사일도 많은데... 음... 아니야. 일단 내가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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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앞으로 우리나라는 어떻게 될까?  

 

그래서 '독일이 더 낫다.' 고 말하려고 이 글을 쓴 것은 아니었다. 처음에는 단순한 정보 전달 글을 쓰려고 했던 것이 내 개인적인 특징상, 일단 글을 시작하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되기 일쑤라서 결국 이 모양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그런 소리나 하려고 이 글을 쓴 것은 아니었다.

 

그것은 나는 어떤 사람에게도 절대적인 '선(善)'의 가치가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것은 국가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나는 어떤 부분에서든 '절대적인' 우월성을 지닌 존재는 없다고 믿는다. 보는 관점에 따라, 관점에 따라, 비교 대상에 따라 우위를 점하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겠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것이다. 저울추가 달라지고, 관점이 바뀌면 언제든 강점은 약점이 되기도 하고, 약점이 강점이 되기도 한다.

 

여하간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것이다. 두 나라가 지금껏 발전시켰던 핵심적인 가치와 국민적 공감, 사회적 합의에 따라 오늘의 서로 다른 모습을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그 말은 곧 앞으로 진행될 다양한 사회적 목소리와 합의에 따라 언제든 삶의 모습은 이전과 판이하게 달라질 수 있는 가능성을 지닌다는 것이다. 

 

출처: https://www.wallpaperflare.com/

 

그렇다면 우리 사회는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변화할 것인가?

'휴가는 얼마나 더 길어질까?' 이는 분명 재미있는 상상이기도 하고, 실제로 궁금한 주제이기도 하지만, 단순히 그런 측면에만 주제를 제한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이미 사회의 주류였던 '집단주의, 공동체 의식'과 같은 사회적 합의와 전통이 저변에서부터 무너지고 있음을 느끼고 있지 않은가? 아마 수년 뒤, 가까운 시간 안에 우리 사회의 모습은 급격히 변화할 것이 틀림이 없다. 특히 소위 '포스트 코로나'라 불리는 사회적 영향 하에 직접적인 개인의 접촉을 피하려는 양상이 가속화될 것이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인식이 더 부각될 것이고, 정신적 또는 사회적인 거리를 유지하는, 분리된 관계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형성되리라 본다.

 

만약 집단적, 심리적 정서 관계를 추구하던 한국사회가 최소한의 사회적 관계만을 유지하려는 모습으로 바뀌게 된다면, 그때에는 오늘날 독일과 같은 서구사회의 보편적인 '계약관계'에 대해 한 번쯤 깊이 있게 들여다볼 필요성이 있다. 오늘 내가 독일 사회에 발을 딛고, 이 사회에 깊이 관심을 기울이며, 외현과 내면의 분위기와 역동을 피부로 느끼고 싶은 이유가 실은 거기에 있다. 표면적으로, 문자적으로, 밖에서 보는 것과 실제 삶에서 '경험'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나는 이 독일 사회가 적어도 지금 이 순간 가진 장점을 분명하게 알고 싶다. 뿐만 아니라 이 사회가 지닌 치명적인 단점도 느끼고 싶다. 그리고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한국 사회가 가진 강점이 있는지, 조금 떨어진 위치에서 찾아내고 싶다. 그것은 훗날 우리 가정이 한국으로 돌아가, 아주 미력한 힘이겠지만, '한 사람의 깨어있는 시민'으로써 작은 역할을 감당하기 위한 준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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