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30여 년 간,
그리 길지만은 않은 시간 동안
기독교의 신앙을 가지고 살아오면서
나는 제법 많은 성경의 <모순>을 발견했다.
여전히 성경에는 내 상식으로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것이 꽤 있다.
2.
다행히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고민이 헛된 것만은 아니어서
그중 어느 것들은 새롭게 깨닫거나,
스스로 정리한 것도 있었다.
그러나 그때에도 모든것들을
확실하게, 명징하게 깨닫거나 정리한 것은 아니었다.
3.
나는 이런 <이해의 부재> 혹은 <모순> 가운데 거하지만
또한 여전히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사실을 믿는다.
그런 점에서 나는 스스로 당당하게 내 신앙을 <고백>할 수 있다.
내 삶에는 하나님의 개입 외에는 설명하기 어려운
지극히 개인적이고 인격적인 증거들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4.
<믿음>은 이따금 <이해>를 넘어선
다른 차원의 영역에서 존재하는 것 같다.
5.
<믿음>은 분명 <이해>와는 다른 차원에 존재하겠으나,
그러나 그것이 신앙의 여정 가운데서
<이해>는 불필요하다는 말로 치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6.
어떤 학자가 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믿음이라는 것은 증거 없이 받아들이는 비논리적 신념이다.”
그의 말은 주변의 깊은 동의를 받았다.
7.
<이해>의 영역을 무시했던 기독교는
오늘날의 세상에선 그저 그런 종교가 되어
대중의 날 선 비판을 오롯이 감내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다.
8.
솔직히 뜨끔했다.
나는 물론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었다.
그것은 내 신념은 아니기에...
그러나 일면 동의는 되었다.
그것은 적어도 그간 기독교계 지도자,
아니, 나를 포함한 일반의 기독교인들이
너무나 손쉽게
<믿음>, <신앙>, <축복>이란 이름을 붙여
깊은 고민 없이 덮어두고,
쌓아두었던 개인의 <믿음>이
얼마나 무책임한 것이었는지 직면하게 되었다.
9.
성경은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것이 제법 많다.
<모순>적인 것도 꽤 있다.
그러나 그것은 어느 경우에도
<이해>를 위한 <노력>,
혹은 <애씀> 자체를 부정하는 말이 될 수 없다.
10.
물론, 그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해>에 이르지 못할 수 있다.
사실, 그런 <이해의 부재> 속에서도
한 개인이 가지는 <믿음>은 도리어 귀한 것일 수 있다.
그러나 <진리>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이해>를 갈구하지 않고,
<이해>를 위해 <노력> 하지 않는 믿음은
분명 잘못된 것이다.
그것은 자신의 <신앙>을 병들게 하고,
나아가 타인에게 <걸림>이 될 수 있다.
11.
30여 년이라는 짧고, 긴 나의 삶 동안
꽤 많은 <신앙적 고민>을 해왔다.
그 가운데, 어떤 <고민>들과 <모순>들은,
적어도 나 스스로는 납득할 수 있을만한
답을 찾아 나름으로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또한 그 가운데서
또 다른 <고민>들과 <모순>들이
새롭게 발견되기도 했다.
12.
아마 내가 죽기 전까지는
이런 <고민>과 <모순>들이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을 계속 볼 것 같다.
그리고 또한 아마
내가 죽을 때에도 미처 해결하지 못한
<고민>들과 <모순>들이 뒤에 남아있을 것 같다.
13.
그러나 이해가 되든, 혹은 되지 않든
나는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것을 <믿는다>
<믿음>은 이따금,
아니 분명 <이해>와 <상식>을 넘어선 것이라고
<나는> <믿으니까>.
14.
그렇지만,
그렇기에,
나는 <상식적 해석>과 <이해>를
포기하진 않으려고 한다.
15.
아마 하나님께서도 우리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이해>시켜주시고
싶어 하실 것 같다.
"지금은 우리가 거울로 영상을 보듯이
희미하게 보지마는,
그때에는 얼굴과 얼굴을 마주하여 볼 것입니다.
지금은 내가 부분밖에 알지 못하지마는,
그때에는 하나님께서 나를 아신 것과 같이,
내가 온전히 알게 될 것입니다."
(고전 13:12)
16.
만약, 내가 죽기 전까지
혹시 <이해> 하지 못할못할
<모순>들이 있다면,
그것은
그것이 결코
이해할 수 있을 <성질>의 것이
못되기 때문이 아니라
그것을 이해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충분한 고민>과 <다툼>,
그리고 그것을 이어갈
그 인생의 <절대적인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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