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말씀 & 성경읽기 & 큐티] 변화 없는 삶을 뚫고, 마침내! (feat. 텃밭 깻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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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말씀 & 성경읽기 & 큐티] 변화 없는 삶을 뚫고, 마침내! (feat. 텃밭 깻잎)

by 독/한/아빠 2020.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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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한인 교회의 한 사랑 많은 집사님께서

한국에서 어머니가 보내주셨다고, 들깨 씨앗을 조금 나누어 주셨습니다.

 

독일의 여름이 곧 끝나고, 금방 추위가 올 것을 알지만,

또 깨는 추위에 약하다는 것도 잘 알지만,

한 번 정도라도

몇 장 안되는 깻잎에 고기 몇 점 올려서 먹고싶은 욕심에

주신 씨앗 중 몇 알을 꺼내어 땅에다 심었습니다.

 


 

주방 옆 작은 정원의 한 귀퉁이를 잡아

구역을 구분하고, 배양토를 담뿍 넣어, 나름 정성을 들여 심었습니다.

 

그 모습을 본 아이들도 흥미가 생겼는지,

아빠 곁에 붙어서

고사리 손으로 한 개, 두 개 씨앗을 집어

땅에 뭍고 물을 주었습니다.  

 

 

 

그렇게 씨앗을 땅에 뭍은 뒤에는,

사실 별로 할 게 없었습니다.

워낙 물을 오래 머금고 있는 배양토이기 때문에

가끔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물을 떠다 주며

기다리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주일이 조금 지나가 싹이 올라왔습니다.

싹이 오른 이후로는 더 할 일이 없어졌습니다.

 

작은 들깨 모종이 된 녀석들은

아직은 뜨거운 늦여름의 햇살과

간간이 쏟아지는 소낙비를 머금으며

제법 튼실하게 자라주었습니다. 

 

 

 


 

흙 위로 새싹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걸린 일주일.

 

'왜 이렇게 싹이 안트지?

너무 깊이 심은 건가?

혹시 아침마다 돌아다니는 까망새가 씨앗을 먹은 것은 아닌가?'

 

별 것 아닌 작은 씨앗을 몇 알 심어 놓고도

궁금함과 기대로 인해

쓸데없는 걱정이 제법 많이 머릿속에서 오고 갔습니다.

 

그런 걱정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때를 따라,

씨앗들은

죽은 것 같이 침묵하던 땅을 뚫고,

조금씩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그런 기다림의 순간을 보내고 나니 나름 깨달음이 생겼습니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의 일부분이라는 것을요.

 

그리고

이 작은 여린 생명도 돌보시고, 가꾸시는 하나님을 보며,

그분의 성실하심을 새삼 느낍니다.

 

겉으로 드러나기까지

충분한 시간동안 땅 아래로 뿌리를 내렸던

들깨 싹을 보면서, 

 

오늘도 여전히 어제와

다름없는,

변함없는,

죽은 듯한 일상을 뚫고.

마침내 우리 삶에서도

여리고 빛나는 싹을 틔우실

하나님을 소망합니다.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은 자라나게 하셨나니 (고전 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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