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03] 하나님의 약속, 이루어지긴 더 어려워졌는데...

 

 

 

 

[약속#.01] 대화: 하나님의 목소리 들어 봤니?

 

[약속#.02] 약속과 현실이 다를 때 (ft.현시창)

 

 

 

내 개인적인 경험에 미루어 보아도 그렇고,

성경에 나오는 사례를 찾아 보아도 비슷한,

하나님께서 인생과 하시는 약속의 특징이 있다.

 

그것은 이미 했던 이전의 약속과 똑같이,

그 다음 약속을 할 때에도 연속해서, 

무수히 반복하는 식으로 갱신하신다는 것이다.

 

아브라함에게 하신 하나님의 약속에서 잘 드러난다.

1. 고향을 떠나라 (창12:1~5)

 

하나님은 그를 친족이 함께 거하는 고향을 떠나

당신이 지명한 곳으로 가라셨다.

그리하면 큰 민족을 이루게 해주겠다셨다.

그것이 첫번째 약속이었다. 

 

 

2. 늙어서 연약한 육신 속에서도 자손이 태어날 것을 믿으라 (창15:1~21)

 

늙어 연약해진 아브라함에게

하나님은 다시 자손을 약속하신다.

그의 몸에서 후사가 태어날 뿐 아니라

하늘의 별처럼 많게 하시겠다고 말씀하셨다. (창15:5)

 

이미 갈대아 우르에서부터

아브라함은 그 말을 믿고 지금껏 살았다.

현실에선, 실제로, 여전히 자손이 없었지만,

아브라함은 현실을 무릅쓰고 다시 그 약속을 붙잡았다.

 

믿을 수 없는 중에 믿는 것을 하나님의 의로 여기셨다. (창15:6)

다시금 (똑같은 내용의) 약속이 갱신되었다.

 

 

3. 99세의 아브라함에게 또다시 약속하시다 (창17:1~22)

 

믿을 수 없는 중에도 그 약속을 믿고
지금껏 살아왔건만
99세가 될 때까지 아브라함은
정실부인에게서 자녀를 얻지 못한다.

그런 아브라함에게 
다시 하나님이 찾아오셔서
이전부터 보증하셨던,
그러나 여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현실적 조건은 더 나빠져서 
앞으로는 실현되기는 더 힘들어진
그 약속, 똑같은 그 약속을 다시금 하신다.

그러나 이 때는 아브라함도 어느 정도 포기한 듯 싶다.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어느정도는 체념한 듯 말한다.

"이스마엘이나 하나님 앞에서 살기 원하나이다."

이미 스스로는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래서 그 약속을 믿고 있는지, 믿지 못하는지

스스로도 확신할 수 없게 되었을 바로 그 때.
비로소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된다.

이듬해 비로소 아브라함은 사라에게서 
아들 이삭을 얻게된다.

 

 

 

4. 늙어서 겨우 얻은 민족의 씨앗, 아들 이삭을 바치라 (창22:1~18)

 

100세가 되어 겨우 아들을 얻었다.

큰 민족은 고사하고 적장자 하나를 어렵사리 얻었다.

그는 자신께 주신 하나님의 약속, 그 자체였다.

 

그런데 갑자기 그 아들을 죽이라 하신다.

그는 이 말도 되잖는 명령 앞에 주저 앉았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그 첫 약속을 기억했을 터이다.

지극히 개인적인 나의 신앙고백이지만,

나는 "제물은 하나님이 준비하셨다"는 말을

아브라함 그 역시 강하게 신뢰했을 듯 싶다. 

 

어쩌면, 하나님은 아들을 바치라는 충성보다

여전히 하나님의 약속을 믿고 있는지

그에게 묻고 싶으셨는지도 모른다.

 

 

 

 

출처: Afbeeldingen (heiligen.net)

 

 

보통 약속을 갱신할 필요가 생긴다는 것은

이전 약속을 '변경'하거나

심지어는 '파기'할 필요 발생했다는 뜻이므로 

이와 같은 하나님의 약속 갱신방식은 매우 독특하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이는 매우 당연한 말이다.

하나님은 전지전능하신 분이시기에

그 분이 결정한 사항을 이루지 못할리 없다.

즉, 약속 '내용'의 변경과 파기는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

 

때문에 갱신되는 약속의

변수가 되는 것은

과거 약속의 내용이 '실현가능한가?'가 아니라,

하나님과 약속을 맺는 상대자,

'우리 자신이 실현할 준비가 되었는가?'이다.

 

더 쉽게 말하자면, 오늘 우리가

오늘 우리에게 닥친 어떠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현실은 약속과 동떨어진 시궁창이지만)

 

과거 나와 맺은

"하나님의 약속을 여전히 믿을 수 있는가?"

더 본질적으로는 나와 언약한 상대자이신

"하나님 그 분 자체를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나의 믿음, 응답이 변수가 된다는 말이다.

 

 

출처: https://coreyturner.me/2012/05/12/chronos-and-kairos-time/

 

 

아브라함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하나님은 매번 똑같은 약속을 반복하여 말씀하신다.

약속은 수차례 갱신되었으나,

약속은 여전히 하나 뿐이다.

 

실현될 가능성은 계속 쪼그라들고,

그것이 이루어질 수 없게 만드는

열악한 조건들이 많아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믿을 수 있느냐고 하나님은 물으신다. 

 

언약이 성취되는 방식과 시간은

나의 기대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믿는 자에게 하나님의 약속은

반드시 성취되고야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