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Wunder'
'Miracle'
'기적'이라고 말 할 때, 그려지는 그림은?
보통은 아주 거대하고
환상적인 장면을 떠올리기 쉽다.
예를들면,
모세가 홍해를 가르는 것이나
여리고 성이 눈 앞에서 무너지는 것처럼...
그런데, 이따금 기적은
매우 잔잔하고 일상적일 때도 있다.
예를들면,
우리가 숨을 쉬는 것,
내가 분명히 느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감정처럼...
마지막으로 어떤 기적은
결과적으로보면
첫번째의 기적처럼
상상할 수 없이
거대하고 놀라운 것이지만,
그것이 이루어지는 과정을 보면,
두번째의 기적처럼
아무런 변화가 없는듯,
매우 평온하고,
일상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있다.
예를들면,
예수의 오병이어의 기적이 바로 그러하다.
물고기 두 마리와
보리떡 다섯개로
오천 명을 먹이신 기적...
말도 되지 않는,
이성과 상식으로 바라보면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말 그대로 기적.
기적이다.
너무 말이 되지 않으니 온갖 억측도 난무한다.
일테면, 거기 모인 사람들이
몰래 숨겨온 자기 떡을 내어 놓았다는 것처럼...
오병이어의 기적 : 예수가 거기 모인 사람들 주머니를 턴 거야
하나님의 존재를 믿지않습니다. 더불어 예수의 존재에도 의구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데 예수의 존재를 믿어도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위당 장일순 선생의 말씀을 듣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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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이것 또한 말이 되지 않는다...
그렇게 몰래 먹을 생각으로
먹을 것을 가져온 사람이라면,
어데 다른 사람이 먹을것까지
생각해서 넉넉하게 가져왔겠는가?
자기만 겨우 먹을 것을 가지고 왔을텐데...
그런데, 남아서 거두어 들였다.
소위 '음식물 쓰레기'가
열두 바구니에 가득차게 남았다.
배불리만 먹었다면
그럴수도 있겠다 넘어갔겠지만,
이렇게 많은 음식이 남았다는 것은
도통 말이 되지 않는다.
게다가 배불러 기분이 좋아진 사람들은
예수를 왕으로 삼고자 했다.
아주 강한 욕구를 뿜어냈다.
그래서 그런 그들에게서
예수께서 도망치셔야 했을 정도로...
실상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내 주머니에 있는거
내가 먹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었다면,
이런 비이성적인 일을 했으랴?
이런 점에 미루어볼때,
오병이어의 기적은
믿을 수 없이 놀라워서
자칫 무협지처럼
허무맹랑하게 들릴 수는 있더라도
기적과 같은 "사실"이었다고 보는 것이
이성적으로도 합당하다.
그러나.
그런 놀라운 기적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 때 그 자리에 있었던 사람들이
보고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매우 일상적인 것 뿐이었으리라.
그들이 바라볼 수 있는 것은 광주리 뿐이었다.
광주리 안의
빵 부스러기.
찢어진 물고기 조각.
그것이 전부였다.
그리고 그 가운데서
그들이 했던 것이라곤...
그저 쪼개진 빵 중 얼마를 가져다 먹고,
또 다른 이에게 그것을 찢어주는 것 뿐이었다.
찢어진 생선살 중 얼마를 가져다 먹고,
또 다른 이에게 그것을 나눠주는 것 뿐이었다.
광주리 안에 담긴...
늘 보는 만치의
거대하지 않은...
아니, 얼마되지 않은...
빵 쪼가리와 생선조각만 보았는데...
광주리 안에 담긴 조각들을
늘 그래왔던 것처럼
쪼개 먹고,
찢어 줬을 뿐인데...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것들을 보았고,
일상적으로
늘 해왔던 일을 했을 뿐인데...
그게 기적이 된 것이다.
오천 명이 넉넉히 먹고
열 두 바구니에 남은 것을 모았을 정도로
비상식적인 기적을 만들어 낸것이다.
믿을 수 없을만큼 놀라운 기적이라도...
어떤 기적들은...
그저 그런 일상의 평범함을 뚫고 나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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