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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 & 유학 & 문화 : 자녀교육/독일교육 & 자녀교육

[독일교육 & 유아교육 & 홈스쿨링] #38. 초등학교 성적표 (Schulzeugnis)

by 바후르 2021.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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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독일 유치원, 초등학교 입학 준비반 (Vorkurs, Voraufkurs)

 

[독일, 교육학 & 초등교육 & 유아교육] #02. 독일 유치원 (Kindergarten) - 2편

*지난화 보기: 독일 유치원 1편 (https://bahur.tistory.com/103) 3. 학교-학부모 상담 (Elternabend) 유치원을 포함한 독일의 모든 학교에서는 학부모와 학교가 소통하는 시간을 정기적으로 가진다.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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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독일 초등학교 입학 전, '필수 건강검사'

 

[독일, 교육학 & 초등교육 & 유아교육] #05. 독일 초등학교 입학 전, '신체-지능 검사' 필수 (feat. 보

첫째는 한국 나이로는 8세이다. 우리가 한국에 있었다면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했을 것이다. 아닌 게 아니라 한국에서도 초등학교에서 보낸 입학 통지서가 여러 차례 전달되었다고 들었다.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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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독일 초등학교 입학식 (Einschulungstag)

 

[독일, 교육학 & 초등교육 & 유아교육] #11. 초등학교 입학식 (Einschulung)

독일에는 아이들을 위한 여러가지 축하모임이 있지만, 초등학교 입학식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날이다. 생각보다 독일은 전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듯 하다.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손자,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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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온 지 꼬박 2년.

그 사이 첫째는 유치원을 졸업하고,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고, 무사히 1년 교육과정을 마쳤다.

 

겨우 유치원 등록을 하고 등원을 했지만, 코로나 휴교로 인해 실질적인 유치원 생활은 두 달 정도 뿐이었다. 때문에 언어 문제나 학교 적응문제, 전교문제 등 이런저런, 크고작은 사건들이 있었고, 우리 부부도 유치원이며 학교며 돌아다니며 여러 요구를 해야 했다. 

 

'감사하게도' 성취지향적이고, 자기동기화 된 첫째의 성격상, 배움에 대한 열의와 근성이 있어 새로운 언어와 환경에 금새 적응했던 것 같다. 더욱이 배움 자체에 대한 흥미를 발견하며, 스스로 그것을 확장해 나가는 첫째의 모습에 부모로써 대견함을 넘어, 일면으로는 '존중'하는 감정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렇게 나름 고단하다면 고단하고, 성취적이라면 성취적인 1년을 마무리 하며 받아 온 첫째의 성적표는 우리 부부에게 큰 위로를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우리도 어느 부분에선 자녀의 성취를 부모의 기쁨으로 삼는 '꼰대'적인 어른이 되어가는 중인가 보다. 이런 기분도 아주 나쁘진 않지만, 지나치지 않도록 늘 스스로 돌아보아야겠지!

 

오늘은 조금 늦었지만, 지난 첫째의 성적표를 기록하며 '팔불출' 꼰대 아빠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보련다.

 

 


 

첫째 딸아이의 1학년 성적표

 

 

초등학교 1학년 성적표는 소위 '점수'가 없다. 대신 아이의 전반적인 학업태도, 교우관계, 각 교과목(독일어, 산수, 기타 예체능 과목)에서 보인 학업 성취에 대한 담임선생님의 평가가 기록되어 있다.

 

선생님의 평가가 꽤나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어, 평소 학교생활에 대한 이야기와 조합해보면 아이가 대략 어떻게 학교 생활을 하는지 눈에 보일 듯 했다. 아이의 학교 성적표를 받아보며, 학교에 대한 감사한 마음이 생기고, 선생님에 대한 감동을 받았다면 이상한 일일까?

 

독일 학교는 담임선생님이 해가 지나도 변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올라가기 때문에, (장단점이 있겠지만) 어느 부분에선 일관성을 가지고 아이의 학업을 추적해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듯 싶다. 좋은 선생님을 만난 것도 아이의 복이다 싶다.

 

* 아이의 성적표 일부 발췌 (클릭)

더보기

1. 전반적인 학업태도

OO이는 친절하고, 다른 사람을 잘 도와주며, 배움에 대한 열정이 있는 학생입니다. 그녀는 교실에서 생활할 때, 예의바르고, 원만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학년의 마지막이 될 수록 더 많은 학급 친구들에게 더 열린 마음을 가지게 되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소수의 학급 친구들과 친밀하게 지냈있습니다. OO이는 학급의 규칙과 합의한 모든 내용을 잘 준수합니다. 

OO이의 학업방식은 노력과 근면, 인내라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집중해서 공부하며, 대부분의 학업과정을 스스로 알아서 해결합니다. 학급수업 내용과 숙제들은 항상 빠짐없이 제출하였고, 그녀가 제출한 과제들은 항상 체계적으로 정돈되어 있었습니다. 

2. 독일어
OO이는 모든 (독일어)글자를 알고 있고, 이미 연습한 글자 뿐 아니라 연습하지 않은 글자들 역시도 유창하게 읽을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그 글자들이 가지고 있는 뜻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발음방식에 따른 독일어 글자를 이미 정확하게 받아적을 수 있습니다. 그녀의 필체는 윤곽이 알아보기 좋게 뚜렷하고 정확하고 깔끔합니다. 

3. 산수
OO이는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 덧셈과 뺄셈 연산문제를 빠르게 해결할 수 있습니다. 서로 합이 10이 되는 숫자쌍에 대한 부분에 대한 풀이도 전혀 어려움이 없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더욱 쉽게 문제를 풀 수 있게 만들어 주는 수학기호와 법칙들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4. 기타 예체능
실과(과학) 수업에서 OO이는 많은 이해도를 보여주며, 자신이 배운 것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다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종교수업에서 OO이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합니다.
OO이는 음악수업시간에 한 번 알려준 리듬을 동작으로 바꾸어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미술시간에 의욕적으로 참여하며, 정돈된 작업을 합니다. 설계를 하는 과제가 주어질 때는 항상 능숙하고 적절하게 해결하곤 했습니다.
체육시간에 OO이는 활동 전부터 큰 즐거움을 가지고 있었고, 다양한 훈련과 놀이에서 훌륭한 신체적 기술을 보여주었습니다.

 

 

 

 


 

 

독일 성적표에 대해 조금 더 말하면, 내가 있는 지역의 경우 2학년 이후부터는 점수가 기록된 성적표를 받는다.

 

각 과목을 1점부터 6점까지로 평가하는데, 우리나라로 치면, 과거 평가방식이었던 '수우미양가' 정도 된다. 점수라기보단 등급에 가까운데 1점이 제일 좋은 점수이고, 6점이 제일 나쁜 점수이다. 

참고로 1점은 Sehr gut (매우 좋은), 2점은 Gut (좋은), 3점은 Befriedigend (만족스런), 4점은 Ausreichend (충분한), 5점은 Mangelhaft (불충분한), 6점은 Ungenügend (낙제점)이다.

 

그리고 "Diese Zeugnis berechtig zum Besuch der 2. Klasse. (이 성적표는 2학년 진학의 권한을 부여합니다)"라는 글이 있었다. 이 글을 보니 익히 들어만 보았던 유급과 월반이 가능한 독일 학사제도를 체감할 수 있었다.

 

 


 

모든 것이 은혜다. 좋은 학교, 좋은 선생님, 좋은 친구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이의 복이다.

바라기는 우리 아이가 그를 아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와 같은 '축복'이 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

 

 

너는 복이 될지라
...
땅의 모든 족속이
너로 말미암아 복을 얻을 것이라.
(창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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