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인생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지금 내 삶에서도 그것으로 인한 어려움이 있다.
힘들고, 무섭고, 무기력해지곤 한다.
독일 (할머니인) 친구와 이야기를 나누다가,
원래는 그럴 마음이 없었는데, 이런 지금 내 감정에 대해 이야기 했다.
묵묵히 듣던 그 친구가 뜬금없이 이렇게 질문했다.
"내가 하나님한테 물어봐줄까?"
보통 '힘들겠다. 나도 같이 기도해줄게.'
이런 말은 많이 들어봤지만, 물어봐줄까라니.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지 몰라 당황해하며 대답을 못하고 있자
쇄기를 박는다.
"진짜 잠깐이면 돼."
아마 내가 오래걸릴 것을 염려한다고 생각했나보다.
진심인 듯한 그 친구의 표정에 "그러(시)라"고 했다.
잠깐 고개를 숙이고 '어느 쪽으로 귀를 기울이던' 그 친구가
고개를 끄덕이며 나를 보고 말했다.
"<내가 다 생각이 있다>고 말하시는데."
그 친구가 진짜 예언의 은사가 있는지,
하나님과 대화를 하는 방법을 아는지,
그래서 이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나는 지금도 따지고 싶지 않다.
그냥 그 친구의 말이, 나에게 참 위로가 되었다.
'그래, 하나님이 다 생각이 있으시지.
내가 몰라서 그렇지. 그 분은 다 생각이 있으시지.'
그렇게 받아들이니, 웃기게도 그냥 일순간 편안해 졌다.
나 여호와가 말하노라.
너희를 향한 나의 생각은 내가 아나니
재앙이 아니라 곧 평안이요
너희 장래에 소망을 주려하는 생각이라
(예레미야 29:11)
그러고보면, 예전에도 그런 적이 있었다.
<예수 우리 왕이여>를 작곡, 작사하신
아일랜드 미국인 폴카일 목사님을
5~6년 전, 한국에 초대했을때,
그 분이 한 사람씩 끌어안고 기도를 해주신 적이 있다.
그 때, 그 분은 성령이 자신의 마음 속에 들려주시는 대로
그 사람을 위해 기도해주셨다.
그리고 내 차례가 되었는데, 솔직히 걱정이 되었다.
'하나님이 나 모른다고 하면 어떡하지?
할 말 없다고 하면 어떻게 하지?'
아닌 게 아니라, 목사님도 꽤 오래 침묵하고만 계셨다.
물론 실제로는 짧았을 수도 있지만...
그러다 마침내 그 분이 기도를 시작하셨다.
"대범아, 내가 너를 만들고 난 뒤, 기뻐서 춤을 췄단다."
문득 그 때의 생각이 겹친다.
그래, 하나님이 다 생각이 있으시지.
내가 몰라서 그렇지. 그 분은 아시지.
그래, 그 분이 아시면 그걸로 됐지, 뭐.
그냥 그 순간, 웃기게도 많은 것들이 해결됐다.
이럴 때도 있구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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