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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 소식지 : 편지/소식지 & 기도요청

작은 바람 (ft. 독일에서 2년)

by 바후르 2022.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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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과 함께 독일에 온 지 이제 2년 하고 2개월 정도가 지나갑니다.

 

인생이 언제나, 누구에게나 그렇듯이.

저희들에게도 2년의 독일생활은 예상치 못한 것 투성이었습니다.

당황하고 실망했던 것도 물론 있었(많았)지만,

또한 은혜와 감사의 제목들도 많았습니다.

 

2년 전, 정말 한 치 앞도 채 내다보지 못하면서,

조금 미화하면 '믿음으로', 현실적으로는 '무모하게'

독일행을 선택했던 것을 생각하면,

오늘까지 이어 진 지금의 삶은 기적과도 같습니다.

 

낙타가 바늘귀를 통과하기 어렵다지만,

그분께서 하신 일들의 면면을 보면

그동안 우리 가족들은 바늘 귀만 뚫으며 걸어온 것 같습니다. 

뒤돌아보면, 그만큼 불가능한 일들을 현실로 마주했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하나님께서,

당신의 성실하심과 당신의 긍휼히 여기심으로써

'직접' 일하셨기 때문에,

지금 이 시간 오로지 그분께만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오늘 함께 뜻을 나누고 있는 이웃 어른들과 차담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어찌어찌 이야기의 주제가 흘러 흘러가다 보니

'더불어 사는 삶'에 대한 주제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주제에 대한 이야기의 말미에

한 참을 듣고 있던 이웃 아주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인생은 세 가지 중요한 사실을 배우는 시간인 것 같아.

네가 가진 능력이 내가 가진 능력과 다르다는 것과 (unterschiedliche Fähigkeiten)

그 능력들은 서로 더 좋고, 나쁘고를 비교할 수 없다는 것, (unvergleichliche Fähigkeiten)

서로 다른 능력들이 실상 완전히 똑같은 귀중함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genauso groß wertvolle Fähigkeiten)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

 

이젠 너무나도 많이 들어서,

모두들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잘 알고 있습니다.

 

진리는 늘상

잡힐 듯, 잡힐 듯, 잡히지 않는,

알 듯, 알 듯, 잘 모르겠는,

밀당의 고수처럼 느껴지니까요.

 

아마 그것은 아주머니의 말처럼,

전 인생을 털어 넣어 배워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고

저 역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 순간 마음에서 작은 바람이 일었습니다.

 

나도 그런 경험을 '진솔하게', '미쁘게' 나눌 수 있는 인생을 살고 싶다.

그런 나눔을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출처: 픽사베이 (*이미지 클릭시 원본사이트 이동)

 

 

작은 나비의 날갯짓. (Butterfly effect)

 

어쩌면 세상을 변화시키는 거대한 동력은

눈여겨볼 필요 없는 작은 바람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지금 이 순간, 바로 지금 이곳에서 (Here and Now)

 

노랑, 초록, 빨강, 하양.

계절마다 모든 산의 색을 바꾸게 만드는 

거대한 변화도

실상 한 뼘의 땅에 심겨 

자연의 순리를 따르는

작은 나무의 순종에서 비롯되는 것이니까요.

 

그러고 보면, 하나님의 말씀도 거대함보다는

세미하고 부드러운 바람에서 찾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여호와께서 가라사대 "너는 나가서 여호와의 앞에서 산에 섰으라." 하시더니

여호와께서 지나가시는데 여호와의 앞에 크고 강한 바람 이 산을 가르고 바위를 부수나

바람 가운데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바람 후에 지진이 있으나 지진 가운데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며

 

또 지진 후에 불이 있으나 불 가운데도 여호와께서 계시지 아니하더니

 

불 후에 세미한 소리가 있는지라.

엘리야가 듣고 겉옷으로 얼굴을 가리우고 나가 굴 어귀에 서매 

소리가 있어 저에게 임하여 가라사대,

"엘리야야, 네가 어찌하여 여기 있느냐?”

(왕상19:11-13)

 


독일에서 2년.

저에게도 아주 작은 바람(Wunsch)이 생겼습니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아주 작은 바람. (Ein leichter Wind, der Veränderung bringt)

지금 이 순간, 이곳에서 이루어지는 아주 작은 순종. (Sehr wenig Gehorsam, ACT!)

그것이 이제 나의 바람이 되었습니다. (Das ist mein Wuns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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