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상, 묵상] 마지막 때 (ft. 우크라이나 전쟁)
1. '말세'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예로부터 지금까지 매순간, 매 시대들이 말세였을 정도로, 실은 식상한 말이다. 2. 그러나 성경의 종말론적인 관점에서 우리의 시대가 어쩌면 '마지막 때'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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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 되고 있는 양상이다. 이런 양상을 러시아, 아니 푸틴은 알지 못했을 것이다. 저항이 거샜고, 미국 및 유럽의 서방세력의 결속이 단시간에 이루어졌고, 예상보다 러시아의 전투력 및 군사기가 탁월하지 않았음이 확인 되었다.
이런 과정에서 오늘 날짜로(3월 15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제 4차 정전 협상이 진행된다.
앞으로의 결과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지만, 그것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의 점령이든, 정전 협정이 성사되든, 혹은 러시아 내 반 푸틴 정서로 인해 쿠데타 등을 통한 정권 교체가 이루어지든, 어쨌든 간에 이미 러시아는 돌이킬 수 없는 큰 타격을 입었음은 분명하다.
그런 점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이미 러시아는 전쟁에서 패배했다고 이야기 하기도 한다.
이를 보며, 미국 및 서방세력은 자신의 승리를 자축할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도 이미 러시아의 제재 대상에 속했음으로, 러시아의 패배는 또한 우리의 승리처럼 보일지도 모를 노릇이다. 그러나 그 전에 우리가 먼저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사실은, 비단 우크라이나 뿐 아니라 러시아를 포함한 많은 사상자들이 발생했고, 특히 우크라이나 민간인들의 많은 희생도 있었으며, 전쟁이 발발한 이상 그 누구라도 마냥 즐길 수 없는 많은 피해가 있다는 점이다. 전쟁은 그 자체로 비극이다.
이런 상식적이지만, (오늘날처럼 인간미가 상실되어 가는 시대이기에 더욱 강조해야 할,) 분명한 사실을 다시 한 번 언급한 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및 서방세력의 승리라고 이야기 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반대편에 있는 러시아의 패배를 마냥 기쁜 모습으로 볼 수 없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무력을 통한 힘의 억제, 제압이 이루어졌을 때 일어날 수 있는 반작용이다. 더 구체화하자면, 이는 러시아 국민들의 패배의식과 무력감, 그로 인한 서방세력에 대한 저항감, 분노 등의 감정에 대한 부분이다.
이는 과거 독일의 모습과 닮아 있다. 1차 세계 대전에서 패배한 독일은 전후복구를 위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고, 그에 더하여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갚기 위해 화폐 발행량을 급속도로 늘려야만 했다. 또한 이는 마르크화 가치 하락을 통한 인플레이션을 불러와 경제가 완전히 망가지게 되었다.
당시 독일 젊은 이들 사이에서는 이런 자신들의 현실에 대한 불만이 쌓였고, 현재의 양상과 완전히 다른 변화와 개혁을 공격적으로 갈망하게 되었다. 때문에 자신의 망가진 오늘에 대해 다른 이야기 해주는 감언이설에 쉽게 마음을 흔들리게 되었다. 그런 양상이 만들어 낸 재앙이 바로 히틀러와 나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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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대전과 독일 몰락이 없었다면, 어쩌면 히틀러는 평범한 자신의 실력을 한탄하는 화가로서의 삶을 이어갔을지도 모른다. 그를 추종하는 나치들의 연합도 없었을테고, 혹 그들이 정치 세력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에 옹호하는 젊은이들 및 대중이 없었기에 그들의 처음처럼 끝까지 극우의 군소정당으로 남아있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독일의 멸망과 각박한 현실이 이를 완전히 반대로 만들었었다. 독일의 첫번째 몰락은 히틀러라는 괴물을 만들었다. 혹은 필요로 했다. 러시아의 몰락은 어떤가? 이를 마냥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을까? 지금 우리는 우크라이나에 집중하고 그들을 위한 관심을 집중하고 있으나, 전쟁이 종결되면, 우리는 러시아의 상처와 몰락 역시 진지하게 바라보아야만 할 것이다.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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