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하늘을 볼 여유를 꿈꿨다.
개인적으로 현대인이 불행한 이유 중 하나는 '하늘을 바라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왔다. 일상의 빠르고 루틴한 시간들에 적응하기 위해, 그렇지 않으면 이 치열한 경쟁에서 도태될테니까, 의식적으로 무의식적으로 현대인들은 땅만 바라본다. 상체를 한껏 숙이고 발 앞의 땅을 보고 항상 냅다 뛸 자세를 취한다.
하루 단 한 번이라도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하늘을 바라본 기억이 있는가? 그저 스치듯 지나치는 하늘이 아니라, 잠시 멍하니 하늘을 '올려다' 볼 수 있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참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고 나는 믿어 왔다. 그러나 그런 나에게도 하늘은 언제나 '높은 하늘' 일뿐, 다른 하늘은 없었다.
독일의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높다'는 생각보다는 '넓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글을 쓰는동안 창문을 바라보면서도 여전히 그런 생각이 든다. 우리나라처럼 높은 산들, 아니 가파른 산들에 둘러싸이지 않아서일까? 평지 혹은 완만한 구릉들로 이루어진 독일이다보니 하늘을 보기 위해 굳이 고개을 치켜올릴 필요가 없다. 눈 앞에서도 이미 하늘은 시작되고 있다. 하늘이 참 가까운 곳에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하늘은 언제나 닿을 수 없는 곳에 있기에 신비하고 선망의 존재가 되는 법.
높아서 닿지 않았던 한국의 하늘과 마찬가지로 독일의 하늘도 인간로 하여금 쉽게 범하지 못하게 하는 특징이 있다. 독일의 하늘은 언제나 한 눈에 들어오는 법이 없다. 이 넓은 하늘은 유한안 인간의 시야에 모두 담아지지 않는다. 고개를 아무리 올리더라도 닿지 못했던 것처럼, 고개를 아무리 돌려도 담아지지 않는다. 그래서 참 아름답다. 그래서 참 경이롭다.
넓은 독일의 하늘도, 높은 한국의 하늘처럼 나에게 행복을 준다.
오늘도 나를 위해서 성실하게 일하시고 계신 하나님의 존재를 느낀다. 나는 그 분을 진정으로 믿고 따르고 싶다.
"이 산 저 산 쳐다본다. 도움이 어디에서 오는가?
하늘과 땅을 만드신 분, 야훼에게서 나의 구원이 오는구나."
(공동번역 / 시1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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