大鵬逆風飛 生魚逆水泳
대붕역풍비 생어역수어
“큰 새는
바람을 거슬러 날고,
살아있는 물고기는
물살을 거슬러 헤엄친다.”
- 『장자』 1편 「소요유(逍遙遊)」 중에서 -
사람은 누구나 경험하면서 배운다.
나도 예외가 아니다.
정치를 하면서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원칙들을
해양수산부 운영에 적용해 보았다.
성공하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했다.
애초에 세웠던 원칙을
보완하기도 했고
수정하기도 했다.
- 노무현 자서전 「운명이다」 중 -
'장자'의 그 글귀는
평소 백범 김구와 노무현 대통령이
좌우명으로 삼았던 것이라 한다.
우리가 어떠한 신념을 가지고
무엇인가 달성하고자 할 때
항상 타인 혹은 상황적인 격려를 받거나
순탄한 일만 펼쳐지는 것은 아니다.
너무 당연하게도
현실적인 어려움을 마주할 때가 많다.
아마 백범과 노무현의 삶도 그랬을 것이다.
그때마다 그들은 이 글귀를
다시금 되새기며
자신을 다독이고
다시 일어날 힘을 얻곤 했을 것이다.
'배움'은 무엇인가?
'앎' 자체가 배움인가?
'실천'으로 '드러남'이 배움인가?
독일의 유학을 마음에 품을 때,
나의 주제(전공)는 '경험 교육'을 전공이었다.
영어로는 (이미 어느 정도는 친숙한)
experience learning로 번역되는데,
독일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게 이해하지 못한다.
독일에는 이러한 주제가 보편적이지 못해서일까?
전혀 그렇지 않다.
실상은 전혀 반대이다.
독일어로는 아래와 같이 번역된다.
"erleben"
"어떤 일을 겪다, 겪어서 깨우치다'는 뜻이다.
어원을 따져보면,
leben은 '살다, 생존하다'는 뜻이고,
er-는 어떤 일을 통해 완성되는 것,
발생하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그러니까 살아가는 것,
살면서 느끼는 것, 알아가는 것,
그것을 통해 다시 살아가는 것,
그런 순환의 모습 자체를 중요시한 것이리라.
이 '경험 교육(erleben)'이라는 용어는
비단 교육학의 분야에서만 사용되는
학술적일 단어가 아니다.
상담, 사회복지 등
실천을 병행하는 기타 분야에서
보편적으로, 대중적으로
공유하고 있는 개념이었다.
단어의 뜻에도 반영되어 있듯이
그들의 '삶'이기 때문에
너무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도리어
특별하다고 인식하지 못하는
그런 개념일 수 있다.
기회가 나에게 주어진다면
나는 이 분야를 조금 더 이해하고
돌아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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