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 Weihnachten
독일의 크리스마스는 무척 길다.
이전 글에서 나눈 것처럼
거의 한 달 전부터
도시, 상업, 개인차원에서
다양한 준비를 하고 그 날을 기다린다.
그뿐 아니다.
학교는 크리스마스 휴일(Weihnachtsferien)로
2주 반 정도를 쉰다.
행정업무를 보는 각 기관들도
적어도 1~2주일 문을 닫는다.
이 때는 심지어 택배도 멈춘다.
독일에서 크리스마스 공휴일은
생각보다 무척 길다.
그래서일까?
크리스마스가 휴일이
단 '하루'밖에 안 되는 우리나라엔
어린이들을 위해
'산타 할아버지'만 오시는데,
독일은 그 사이 '한 분 더' 오신다.
바로 '성(聖) 니콜라우스 할아버지'이다.
니콜라우스 할아버지가 오시는 날,
그러니까 '성 니콜라우스 축일'은 12월 5일이다.
(*서부 기독교 국가에서는 12월 5일
동부 기독교 국가에서는 12월 19일로 지킨다.)
축일 전날 독일 어린이들은
창문이나 현관에
신발이나 주머니를 놓아둔다.
그러면 축일 아침,
갖가지 장난감이나
초콜릿, 사탕 같은 간식이
담긴 자신의 신발, 주머니를 볼 수 있다.
소위 '부모님의 모습을 한'
니콜라우스 할아버지가 다녀가신 것이다.
니콜라우스는 역사적으로
몰래 자선을 베풀기로 유명했단다.
그래서 그를 본받고자
그를 기념하는 '성 니콜라우스 축일'에
몰래 서로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전통이 되었다고 한다.
사실, 이런 모습은 우리에게도
친숙한 산타 할아버지와 다를 바 없다.
사실, 성 니콜라우스가
라틴어로는 '상투스 니콜라우스'인데
이가 영어식으로 다시 번역하여
'산타 클로스가'되었다는 설도 있다.
성 니콜라우스에 대해 더 알고 싶은 사람은 검색해보길 권한다.
그러니까 그렇게 따지고 보면
사실 이 둘은 똑같은 사람인데,
다른 이름으로
다른 날 오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된다.
독일 부모님의 역할만 늘어난 것이다.
(*얼마전 성탄절을 보내며 확인한 바로는
산타 할아버지는 오시지 않는다.
크리스마스에는 각자 선물을 사서
서로에게 나누어 주며 축하한다.
독일엔 니콜라우스 할아버지만 오시는걸로^^)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말랑말랑한
따뜻한 느낌의 감상적인 경험을
아이들에게 선물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부모로서 행복했다.
사실, 그리 큰 선물도 아니다.
큰 힘이 들지도 않는다.
조금 신경 쓸 것이 있고,
귀찮을 수는 있지만
그 이상의 큰 어려움은 없다.
그에 반해 우리 아이들이 맞이할
경험의 가치는 비할 바 못된다.
아주 작을지언정 '표현되어 나타난'
'사랑과 관심'을 받아보는 것,
그 자체가 아이들의 인생에
중요한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하여
니콜라우스 데이에는
마을 단위의 기념행사도 있다.
우리나라의 '롯데마트' 같은
'REWE' 마트에선
아이들의 이름을 적은 상자를
축일 3일 전까지 정해진 장소에 놓아두면
무료로 갖가지 간식과 과일로
상자를 채워 선물로 나누어 준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전야제)에
교회에서나 볼 법한
크리스마스 축하 공연을
마을회관에 다 같이 모여 열기도 한다.
이 때는 마을자치회에서
직접 음식을 준비하고,
마을에 있는 유치원,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공연을 준비하여 발표한다.
소소하지만 따뜻한
독일의 기념일을 잔잔하게 경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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