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한국에서 듣기로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은 싸지만,
밖에서 사 먹게 되면 인건비가 포함되기 때문에 결코 저렴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때문에 내 독일에서 생활 중 외식이란 거의 마주칠 수 없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이렇게나 빨리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마르부르크 한인교회의 이경주 목사님 내외와 함께 지내고 있는
한 여학생의 부모님께서 한국에서 오셔서
모든 목사님 식솔을 데리고 저녁 식사를 밖에서 대접해주시는 것에 나도 끼게 되었다.
비지니스부터 외식까지, 이게 웬 횡재라니!
마르부르크의 둘째 날, 목사님과 함께 시내를 돌아보며,
제법 가격은 있으나 꽤나 괜찮게 음식을 한다고 했던 식당에 우리는 들어갔다.
실내도 생각보다 꽤 넓었지만, 야외에서도 식사를 많이 했는데,
야외에서는 식사를 하면서 담배를 피우는 것이 가능하다고 한다.
어쨌든 덕분에 그동안 책이나 블로그에서 보았던 독일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가격은 각 메뉴마다 18~20유로(23,000~26,000원) 정도 했다.
스테이크와 같은 주메뉴를 시켰으니까, 우리나라와 패밀리 레스토랑과 비슷한 수준이라 보면 될 것 같다.
일행이 각자 다른 메뉴를 다양하게 시켜서 덕분에 여러 음식을 맛볼 수 있었다.
첫 번째 메뉴는 돼지고기 앞다리 살을 튀기듯이 요리하여 겉은 바싹하지만 속은 부드럽게 익은
'슈바인 학세(학센)'
겉이 바싹하다 못해 딱딱한 느낌이었는데, 식감이 상당히 좋다. 딱딱한 겉도, 부드러운 속도 나름의 매력이 있다.
곁들여 먹을 소스도 주는데, '찍먹, 부먹'처럼 고를 수 있다. 나는 따로 소스를 달라고 주문했다.
소스는 특유의 향이 있었지만 큰 틀에서 돈가스 소스 같은 느낌이었고, 맛이 있었다.
다만 전체적으로 굉장히 음식이 짠데, 특별히 튀긴 겉껍질이 그렇다. 거의 소금을 손으로 집어 먹는 것처럼 짰다.
누군가의 말로는 독일의 지리적 특성상 저혈압이 많아 대체적으로 음식이 짜다고 하는데, 정확한 정보인지는 모르겠다.
두 번째 메뉴는 우리나라의 돈가스와 비슷한 튀김 요리인,
'슈니첼'
우리나라 돈가스와 아주 큰 차이를 느끼진 못하겠다.
잘 튀겨져 있고, 맛도 있고, 확실히 학센보다 덜 짜게 조리됐다.
차이점은 소스를 주지 않고 생선요리처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레몬을 주는데,
음식을 주문한 목사님 아들은 레몬을 골고루 뿌려 먹었기 때문에 시큼한 돈가스를 먹는 기분이었다.
사모님 말씀으로는 독일 사람들은 다소 새콤한 맛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래서 물이나 커피도 새콤한 맛이 조금씩 들어있고, 음료도 우리나라보다 덜 달고 더 새콤한 편이다.
마지막 메인 요리는 서양 요리 중 이제는 평범해진 그렇지만 그래서 대표적인
'안심 스테이크'
뭐, 사실 이것은 독일 전통요리는 아닌 듯하다.
어쨌든, 고기의 가격이 비교적 저렴한 독일이라 고기는 두툼하고 컸고, '미디움'으로 주문했는데 부드럽고 맛있었다.
이 음식을 주문한 여학생은 생각보다 조금 질기다고 했는데,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게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버터를 같이 주문할 수 있는데, 직접 발라먹을 수 있도록 따로 접시에 담가 가져다준다.
각 메인 요리마다 사이드로 독일식 감자요리를 선택해서 고를 수 있었는데,
감자떡 같은 '카토펠'과 감자튀김인 '포메스'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었다.
'카토펠'
감자떡과 같은 카토펠은 처음 수저로 떴을 때, 향이 조금 특이해 약한 거부감이 일었지만,
속은 쫄깃하고 촉촉했다. (하지만 나는 두 덩이 중 한 덩이를 결국 남겼다.)
'포메스'
감자튀김은 패스트푸드점에서 많이 파는 프렌치프라이와 크게 다르지 않았는데,
찍어먹을 소스로 케첩과 마요네즈를 같이 준다. 기호에 따라 찍어먹으면 되는 것 같은데,
대체적으로 독일 사람들은 마요네즈를 찍어먹는 것을 좋아한다고 하네. 뭐 개인적 취향이니까.
참, 독일 사람들은 마시는 음료를 정말 좋아한다고 한다.
지난번에 갔던 에데카 헤라쿨레스 같은 경우에는 바로 옆에 음료수만 따로 파는 에데카 매장을 따로 두고 있을 정도다.
음식을 시킬 때는 음료수부터 먼저 주문한다. 그리고 메인 요리를 준비한다.
메인 요리가 나오기 전 음료수부터 나오는데, 음료를 먹으면서 한 4~50분 정도 지나자 메인요리가 나왔다.
독일은 행정도 무척 느리지만 생활 패턴의 시간도 무척 느린 나라 같다.
어쩌면 음료수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요리 자체가 늦게 나오니 느긋하게 음료수를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라는 것일 수도 있겠다 싶었다.
물론 독일 사람들은 처음 음료수를 다 먹은 뒤, 메인 요리와 같이 먹을 음료수를 다시 시키기도 한다고.
덕분에 좋은 기회로 독일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그러나 개인적으로는 앞으로도 자주 외식을 할 것 같진 않다.
가격도 가격이지만, 음식이 대체적으로 정말 짜서, 내 입맛과는 다소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어쨌든 좋은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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