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학교>에 대한 설문조사 (*출처: 주독한국교육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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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 소식지 : 편지/에세이 & 칼럼 & 리뷰

<독일 학교>에 대한 설문조사 (*출처: 주독한국교육원)

by 독/한/아빠 2020.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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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학교의 현주소를 점검하기 위해서 <로버트 보쉬 재단 (Robert Bosch Stiftung)>과 독일의 저명 신문사인 <차이트 (Zeit)>가 공동으로 주관하여 독일 교육과 독일학교에 대하여 학부모 대상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이 조사는 2019년 6~7월에 실시되었으며, 독일 전역 1,011명의 초등학교 및 상급학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학부모를 대상으로 이루어졌다.)

 

 

 이미지 출처: 슈피겔 / ⓒBernd Weissbrod (dpa)

 


참고로 <로버트 보쉬 재단>은 2006년부터 <하이데호프 재단 (Heidehof Stiftung)>과 함께 매년 독일에서 가장 우수한 학교를 선정하여 ‘올해의 학교 상 (Deutscher Schulpreis)’을 수여해오고 있는 단체이다.

또한 일선학교에서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교육 개념을 독일 학교 전반에 확산시키고자 2015년엔 <독일 학교 아카데미 (Deutsche Schulakademie)>를 설립하기도 했다.

 

 


 

1. 설문내용, 주제

독일 초․중등 학부모들의 공교육에 대한 신뢰도독일 학교교육에 대한 학부모의 인식

 

 

 

2. 설문조사 결과

가. 자녀가 다니는 학교에 얼마나 만족하는가?
 - 77%. 자녀들이 다니는 학교를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

자녀들의 학교에 대한 만족도가 예상보다 매우 높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나. 자녀가 다닐 학교를 선택할 때 보는 중요한 기준은 무엇인가?
 - 48%. 각 학교의 교육적 접근방법 및 핵심가치가 우선 고려기준, 그 다음으로는 집으로부터의 위치가 중요하다.

독일은 부모들이 자녀의 학교를 선택하고, 결정할 권리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해주는 편이다. 따라서 부모가 자신의 자녀에게 맞는 학교를 찾고, 해당 학교 (교장 등 책임자)와 사전의 협의를 거친다면, 비교적 쉽게 학교의 선택과 전학 등이 가능한 편이다. 

 

 

다. 자녀들이 어떤 학력으로 중등학교를 졸업하기를 원하는가?
 - 69%. 자녀들이 아비투어(대입자격시험)를 마치길 원한다. (*참고: 2018년 아비투어 : 약 53%)

사실, 이 부분을 보면 한국이나 독일이나 상황은 똑같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이 아비투어를 마치고 대학에 들어 가길 희망하는 까닭은 독일 역시 대학 졸업생들이 더 좋은 환경과 좋은 수입이 보장된 직업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생각에 독일인들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이나 직업 만족도는 좋은 편이지만, 역시나 비교에서 오는 상대적인 불만족, 우열감 등은 어디에나 존재하는 것 같다.

 

이미치 출처: Gymnasium Laurentianum Warendorf (laurentianum-warendorf.de)

 

 

라. 자녀들의 교사에 대하여 얼마나 만족하는가?
 - 72%. 교사들이 열정적으로 자녀들을 도와주고 있다.

직업적으로 공교육이나 교사들에 대한 신뢰나 만족도가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글쎄 개인적인 생각에, 우리나라도 사교육 시장이 보편적으로 확대되기 전까지는 교사의 권위나 신뢰가 있지 않았나 싶다. 아무래도 독일은 우리나라와 같은 아카데미나 학원 같은 것은 없으니까.

 

마. 학교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 50%. 잦은 수업 결강
 - 33%. 학급의 규모가 너무 커서 학생에 대한 개별 지도가 이루어지지 않는 것
 - 기타. 학교 건물의 노후화, 교사들의 열정 부족, 온종일 학교 프로그램의 부족

설문조사의 내용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아무래도 독일 학교는 '다양한 이유'에서 많은 휴교, 방학일이 존재한다. 예를들어 우리나라의 추석과 설처럼, 부활절과 크리스마스 기간에는 일주일이 넘는 기간동안 휴식일을 가진다. 여름과 겨울에도 방학이 있지만, 봄과 가을에도 방학이 있다. 아마 이에 대한 불만이 아닐까 싶다.

학생의 규모는 각 학급마다 다르겠지만, 우리 집 첫째의 경우에는 한 반이 20명 수준이다. 개인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경우에는 방과후 보충수업(Förderunterricht)을 학교에서 지원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나름 적절하게 개별적인 접근이 이루어지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보편적인 수준의 교육 자체를 지향하는 독일교육에 대한 불만이 아닐까 싶다. 실은 그마저도 33% 수준이니 매우 심각한 수준의 불만이라고는 볼 수는 듯 하다.

 

참고: 2019년 학교의 방학일(Schulferien), 초록색으로 표시된 날짜가 휴교일 (https://www.schulferien.org)

 

 

바. 학교에서의 왕따 현상에 대한 문제 인식은?
 - 38%. 지난 2년 간 자녀의 학교에서 왕따로 인한 문제가 있었다.

 - 18%. 자신의 자녀가 왕따를 당한 경험이 있었다.

사람 사는 곳은 어느 곳이나 매 한가지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특별히 독일 역시 여느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인종이 섞여 있는 곳이기 때문에 다양한 수준의 '차별감' 존재하는 것 같다. 일상에서 독일인, 특히 백인들과 이야기를 할 때면, 난민들에 대한 피로감이나 불만이 차곡차곡 쌓여진 것처럼 느껴진다. 정책적으로도 마찬가지지만, 인지, 정서와 같은 심리적인 측면에서도 이런 불만들을 통합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한 것처럼 여겨진다.

 

사. 교사의 학생 성적 평가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 75%. 교사의 학생 성적 평가가 적절하다.
 - 다만, 김나지움(독일 고등학교, 대입 준비 학교)에서는 2%의 학부모가 교사들의 평가가 "전혀 적절하지 않다"

전반적으로 학교의 공정성에 대한 신뢰가 높은 편임을 알 수 있다. 
심지어 나름의 비교와 경쟁이 필연적으로 수반되는 대입준비반(김나지움)의 경우에도 2%만 완전 불신을 표한 것이 놀랍다. 

 

아. 교사라는 직업에 대하여 어떻게 평가하는가?
 - 75%. 교사가 매우 힘든 직업이다.

교사에 대한 신뢰감을 보여주는 또다른 표현이 아닐까?

 

자. 성적 부진학생과 성적 우수학생에 대한 학교의 대책은 적절한가?
 - 40%. 학교에서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위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 55%. 학교에서 성적 부진 학생들에게도 관심을 가지고 돌보고 있다.

독일 교육에 대한 별칭은 소위 '직업교육'이다. 전 국민이 사회적으로 특정한 기능을 담당하며 공동체 구성원으로써 역할을 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한 목표이다. 당연히 학교를 비롯한 교육현장에서는 이를 위한 다양한 접근이 이루어진다. 부모들 역시 이를 피부로 경험하고 있는 듯하다.

 

출처: Förderunterricht in der Grundschule (https://www.kita.de/wissen/foerderunterricht/)

 

 

차. 가정에서 자녀 학습지도는 하고 있는가?
 - 34%. 주당 적어도 6시간 이상 자녀들의 학습을 돕고 있다.

 - 50%. 주당 3시간 정도 자녀들의 학습 돕고 있다.

주당 6시간이라? 하루로 따지면 한 시간 정도. 세계적으로 이름난 한국인의 높은 학구열을 기준으로 보면 독일 부모들의 자녀에 대한 학습에 대한 열정과 노력은 매우 적은 수준인 듯하다. 그럼에도 세계적인 석학들을 무수히 배출해내는 독일의 능력은 과연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카. 학부모로서 학교 행사 지원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 18%. 학교가 학부모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독일 학부모들은 학교의 활동에 여러가지 역할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예를들어, 유치원부터 김나지움에 이르기까지 <학부모 대표>가 있다. 물론, 우리나라에도 있다. 그러나 독일은 보다 그 기능이나 체계가 조직적이고 적극적이다.
학부모 대표는 지원을 받고, 지원자들에 대한 각 학부모들의 동의/부동의 투표를 거쳐 최종선출된다. 각 학교들은 자신의 <학부모 대표>에 대한 정보를 관할 교육청으로 전달한다. 교육청에서 공유해야 할 자료들 중 학부모들에게 전달해야 할 자료가 있다면, 학교를 통하는 것이 아니라 <학부모 대표>를 통해 전달한다. 그 결과 최근 독일 코로나에 대한 어떤 정보들은 학교에서, 다른 정보들은 학부모 대표를 통해 우리 가정으로 전달되었다.

이 밖에도 학교 야외 행사에 동행하거나 학교 축제준비에 참여하는 등 다양한 형식으로 부모가 자녀의 학교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이는 학습에 대한 책임이 학교에게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중요한 교육의 중요한 주체로써 가정, 그리고 학부모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라 여겨진다.

 

타. 온종일학교 프로그램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 45%. 온종일 학교 시스템으로 인해 가족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이 없어진다.

 - 58%. 독일의 모든 학교가 온종일 학교가 되는 것에 반대한다.
  (** 온종일학교는 오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15:30 혹은 16:00에 마치는 학교)

이 부분이 우리나라와 참 반대이지 않은가 싶다. 아이들에게 <배움>을 주기 위해 <학교> 혹은 <학원>에 머무는 시간을 늘어야 한다고 여기는 우리나라와 가족들이 함께 보내는 시간을 늘이기 위해 <가정>으로 더 일찍 돌아오라고 말하는 독일. 

그러나 어떤 것이 더 좋은 교육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을까? 어느 사회나, 시대나 나름의 방식으로 옳음을 추구해왔고, 이상을 달성하기 위해 각 시스템이 정착된 사실이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작금의 교육 현실이 혹 비판을 받을 수는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더 나은 미래를 위한 '대안적' 사고일 뿐, 과거의 모든 노력을 비하는 것이 되어서는 곤란하다 생각한다.

그럼에도 씁쓸한 뒷맛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만약 독일의 이러한 분위기와 환경이 교육적으로 더 좋은 것이라면, 우리나라에는 어떻게 이런 환경을 마련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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