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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없다
- 어린 마음이 물은 -
윤동주 시
내일 내일 하기에
물었더니
밤을 자고 동틀 때 내일이라고
새날을 찾던 나도
잠을 자고 돌보니,
그때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이더라.
무리여
내일은 없나니
……
(윤동주 선편에서 / 1934년 12월 24일의 시)
얼마 전 영화 「동주」를 보았다.
윤동주는 내가 고등학교 때
가장 좋아했던 시인이었다.
그의 시에서 느껴지는
'어두운' 심상이 좋았다.
그의 치열한 자기비판과
열등감과 비슷하게 드러나는
그의 허우적거림은
나에게 위로가 되었다.
나는 그의 시는 모두
이런 심상의 것인 줄로 알았다.
얼마 전 영화 「동주」를 보고,
그의 전집을 구해 읽었다.
어린 시절 그의 시는
참 따뜻하고 포근했다.
낯설었지만 좋았다.
어린 동주의 시선이
사랑스러웠다.
그런데, 그래서
청년 동주가 더 아렸다.
중학교 도덕 과제로
미래 자신의 회고록을 쓴 적이 있다.
나는 당시 재미있게 읽었던
크리스티앙 자크의 소설 '람세스'에서
인상 깊었던 세티의 유언 장면을 따와
내 회고록의 제목으로 삼았었다.
내 회고록의 제목은
"너희에게 내일은 없다."였다.
인생은 언제나 '내일'을 꿈꾸지만
치열한 '오늘'만 마주한다는
사실이 무척 인상 깊었던 기억이 난다.
동주의 시를 읽으며,
치열한 오늘만을 살아갔던
그들의 감정에 위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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