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어른들이 "내 나이 먹는 것은 몰라도, 애들 크는 모습을 보면 세월이 참 빠르게 지났구나 싶다."라고 종종 말씀하셨다. 그땐 그냥 일상적으로 하시는 말씀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제야 그 말씀이 조금 더 이해가 된다.
아이들의 해맑고 천진한 모습을 볼 때면, 시간을 붙잡고만 싶어 진다. 그런 행복한 모습들은 언제나 찰나의 조우(遭遇) 뒤에 고만 쉬이 사라지곤 하기 때문이다.
매일 밤, 아이들이 자고 있는 침대 곁에 조용히 누워, 아이들의 여린 호흡 위에 내 뺨을 조심스럽게 댈 때마다 내 가슴엔 알 수 없는 것들이 가득 차 흐른다. 어쩌면 나는 지금 내 인생 최고의 황금기, 인생의 정점을 지나고 있는 것일지 모르겠다. 지금 내 상태가 어떻든 관계없이, 나는 내가 인생에서 오를 수 있는 가장 높은 곳, 가장 행복한 자리에 이미 올라 선 것일지도 모르겠다.
내일이면 보지 못할 지금 이 시간, 아이들의 그 모습은 벌써부터 그립다. 엉뚱해서 즐거운 아이들 단상을 몇 기록하련다.
이미 내 기억에서도 어느 정도 흐릿해져 버린 빛나고 아름다운 기억 몇을 간신히 붙잡아 끄집어낸다.
지금 이 순간을 즐겨야겠다.
Carpe Diem!
<하나님, 마술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여느 날과 다름없는 아침,
가족 예배 시간.
오늘 마침 기도는 둘째 하온이가 자원했다.
"하나님, 우리가 독일에서 잘 살게 해 주세요.
그리고, 제가 마술 할 수 있게 해 주세요.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으잉? 웬 마술?
제대로 들은 게 맞나 싶어 다시 물어보았다.
"하온아, 너 마술 하고 싶다고 한 거 맞아?"
"응"
"그래? 에네 메네 헥스 그거?
하온이는 진짜 마술 할 수 있으면 어떻게 할 거야?"
*Ene, Mene, Hex: 수리수리 마수리, 얍!
"에네 메네,
이모가 한국에서 여기로 날아와랏! 헥스헥스!"
"에네 메네,
하나님이 땅으로 내려와랏! 헥스헥스!"
처제,
코로나 끝나면 어서 한 번 놀러 와 줘~
그리고 하나님,
우리 둘째가 열심히 기도하네요.
마라나타!
아멘, 주 예수여 오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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