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명상 & 큐티] 명상기도 방법(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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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명상 & 큐티] 명상기도 방법(3)

by 독/한/아빠 2021. 11.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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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최근 내 명상기도의 과정을 공유하며 글을 마친다.

 

1. 사람들의 왕래가 적은 숲 한 켠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2. 핸드폰에 있는 묵상기도 연주음악을 볼륨1(가장 낮은 음, 거의 들리지 않는 정도)로 틀었다.

3. 발을 단단히 땅에 붙이고, 눈을 감았다.

 

4. 두 손을 가지런히 붙이고, 약간 둥글게 모았다.

5. 양 엄지 손가락의 끝을 마주쳤다. 거의 떨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대었다. 

이렇게 한 까닭은 손가락의 끝을 엷게 대는 것이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을 도와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6. 복식호흡을 활용하여 천천히 코로 숨을 단전 아래까지 들이마셨고, 천천히 내 뱉었다.

7. 호흡과 손가락 끝에 집중하며 침묵(Stille)으로 들어갔다.

 

특별히 지루해진다고 느끼지 않을 때 끝냈다.

그리 길지는 않지만, 일단락지어도 충분하겠다 싶은 마음이 들 때 그만두었다. 

시간을 보내 대략 30분 정도 지속되었다.

 

 

이미지 출처: Männlich Meditieren Meditation - Kostenloses Foto auf Pixabay

 

 

이와 같은 침묵의 연습을 통해 내가 느낀 점을 간략히 기록한다.

 

1. 몸의 아주 작은 소리가 들린다.

호흡훈련을 통해 공기가 들어가는 길을 따라 간다.

평소에는 놓치고 지냈던 내 몸의 감각, 내 몸의 소리에 민감해 진다.

일상의 너무 크고 작은 소리에 뭍혀 놓치고 있었던 내 몸의 소리에 집중할 수 있었다. 

 

더불어 아픈 곳도 드러난다.

참아야 해서 참았던, 바빠서 미뤄두었던 내 몸의 아주 작은 통증도 위치와 강도를 섬세히 느낄 수 있었다.

움직이진 않았지만, 아픈 감각의 장소를 들여다보며, 위로하고 치유하는 기도를 드릴 수 있었다.

 

2. 신체의 특정 부분이 부각된다.

각각의 감각에 집중하다보면, 특정한 부분이 커지는 것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몇 번 있었다.

예를 들어 손가락 끝이라던지, 어깨 부분에 감각이 집중되며 거대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심지어 그 신체부분이 무거워지는 것 같기도 했다.

 

사실, 이런 감각은 나에게 재미있고 익숙한 느낌을 주었다.

그것은 내가 과거에 통성으로 기도에 집중할 때도 여러차례 비슷한 경험을 했기 때문이었다.

뭐랄까? 완전히 서로 다른 듯한 방법을 통해서도 하나의 공통된 길로 나아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고 할까?

 

3. 편안해진다.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

놓치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

잘 못하고 있는 것이 너무 많다.

 

너무 많은 압박을 가지고 있던 나였기에 조금이라도 이런 침묵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내 두려움이 생겼다.

내게 주어진 여러 과업들도 함께 머리에 떠오르며, 내 집중의 시간을 방해하려 했다.

그 때, 이 시간을 내게 주신 이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스스로 마음에 다시 새기며, 감은 눈을 뜨지 않았다.

그렇게 얼마의 시간이 지나니 평안해졌다.

하나님이 모든 것을 해결할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감사함으로 조용히 여러 몸의 감각들에 집중하며 기도를 이어갔다.

 

4. 끝이 아니다.

삶과 신앙의 줄다리기에서 어느 것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두려움과 부담이 많았다.

그러나 한 쪽을 포기할 지언정 침묵에 집중하다보니, 결국 소리내어 외치는 회개기도까지 이어졌다.

듣는 것과 말하는 것, 침묵과 외침은 같은 결에서 연결됨을 느꼈다. 

침묵만이 좋은 것이라 할 수도 없고, 통성의 기도가 결국 완성이라는 말도 아니다.

다만, 하나님을 찾는 과정을 포기하지 않게 만들어 준다고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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