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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 소식지 : 편지/에세이 & 칼럼 & 리뷰

[개인칼럼] 인종&민족 차별? 우리는 떳떳한가? (ft. 베이징 올림픽, 한복, 조선족)

by 바후르 2022. 3.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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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요즘 하는 짓을 보면 개인적으로 어이가 없다. 중화국가의 기치를 내걸로, 우리 민족의 고유한 문화와 역사적 유산을 자국의 역사인양 흡수 하려는 모습은 후안무치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과거 중국이 패권 국가였고, 동북아 국가들에 많은 영향을 미쳤으며, 우리나라 역시 그 중 하나였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그것이 곧 우리의 역사가 중국의 역사라는 의미가 될 순 없다. 각 시대별로, 각 민족과 국가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발전해 왔다. 그 뿐이다.

 

 

 

여야, 베이징올림픽 한복 등장에 “문화공정” 비판

이재명 “문화를 탐하지 말라” 여당서도 “중국에 할말 해야” 국민의힘, 황희 장관 향해 “한복 입고 바라만 본다고 문화가 지켜지는 것 아냐”

www.hani.co.kr

 

 

최근 이러한 중국의 행태는 얼마 전 열린 베이징 올림픽에서 특히 도드라졌다. 올림픽 개회식에서 우리 민족 전통복장인 한복을 마치 자국의 문화인 양 소개했기 때문이다. 많은 한국인들이 분개 했고, SNS를 통해 이에 대한 반대 운동을 대대적으로 펼쳤다. 대중을 비롯한 유명 연예인 다수도 이에 동참했고, 세계 많은 언론에서도 이에 주목했었다.

 

 

 

이미지 출처 = 배우 박신혜 양 인스타그램 갈무리 

 

 

 

사실 단순히 한복에 대한 문제로 이렇게 열을 올린 것이 아니었다. 이전부터 오랫동안 누적되어 왔던 분노가 극히 표출된 것이었다. 한복 문제가 불거지기 얼마전에도 중국은 우리나라 전통음식인 김치를 마치 자국의 음식인양 포장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실로 끔찍스럽고 천박한 행태였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의 이 같은 분노는 충분히 이해될 만한 것들이다. 중국이란 국가가 중심이 되어 자국민을 선동하는 뻔뻔한 속임수들에 정부와 국가의 주도 없이 우리나라 국민들이 분연히 일어나 똘똘 뭉쳐 대항해 나가는 모습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른다. 때문에 미력하나마 나 또한 이런 SNS 인증에도 동참하기도 했었다.

 

 

이미지 출처 = 머니투데이 (*사진 클릭시 원본 기사 이동)

 

그런데 이와는 별개로 우리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있다.

 

다시 올림픽에 있었던 한복 문제를 다뤄보자.

그들의 냄새나는 역한 속내야 우리 국민들의 눈에는 뻔히 보이지만, 여하간 표면적으로 그들은 여러 중국의 소수민족들의 전통복식을 다루었고, 한복은 그 중 하나인 '조선족'의 전통복식임으로 자연스럽게 등장했다고 해명했다.

 

사실이지 '조선족'은 중국의 소수민족으로 인정되는 것이 맞다. 그들은 엄연히 '중국인'이다.

 

그들은 구한말 기근 또는 항일운동 등 여러 이유에 의해 연해주나 간도 지방으로 이주했던, 우리나라에 뿌리를 둔, 혈통적으로 한국인이긴 하지만, 국제적인 법률상의 지위로 따져보면 중국인이다.

 

 

 

재외한인의 역사 > 아시아 > 중국의 조선족 > 구한말~연변조선족 자치주 건설

중국에서 조선족이라고 불리는 재중한인 모태는 19세기 중엽부터 형성되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1860년대와 1870년대 사이에 조선에서 재해와 흉년이 연속으로 발생하자 많은 이재민들이 사람이

theme.archives.go.kr

 

 

법적 지위야 그렇다고 말할 수 있지만 더 안타까운 사실은, 우리 국민들은 '우리 민족'이라 생각하는 그 조선족들이 스스로를 한국인이 아닌 중국인으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단순히 자신의 처지에 대한 객관적인 인식에서 더 나아가 심리적으로도 스스로 '중국인'으로 인정받고 싶어한다. (*아래 기사 참고)

 

 

 

그래서 조선족은 한국인인가 중국인인가? - BBC News 코리아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 공연의 '한복' 등장과 연이은 심판 판정 논란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 간 감정 대립이 확산되고 있다.

www.bbc.com

 

 

안타깝지만, 나는 이런 그들의 인식이 밉지 않다. 이해가 된다.

 

어릴 적 내가 살던 동네의 공장에는 조선족 아저씨들이 여럿 일했었다. 미용실을 하는 어머니의 단골 손님이기도 했다. 어머니는 그들에게 친절하게 대했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그렇게 대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이지 그들은 대부분 이곳에서 무시, 멸시 받았고 비천한 대우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어디 조선족 뿐인가?

재일동포들은 어떤가? 우리 민족의 불우한 근현대사적 아픔에 의해 일본으로 건너간 그들을 우리는 얼마나 살뜰히 챙기고 있는가? 우리가 북한보다 그들을 더 낫게 대우한다고 자부할 수 있는가?

 

같은 민족이라 여기는 이들에게도 이러할진대 외모도 다른 타국가, 타민족에는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동남아시아 등지에서 온 외국인 노동자들을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들의 문제가, 그들의 아픔이 우리의 아픔인가? 우리의 문제인가?

 

 

 

[차별 이대론 안돼]③외국인 노동자들이 느끼는 현실은 - 머니투데이

[편집자주]중소규모 공장이나 농어촌의 부족한 일손을 채워주는 인력이 외국인 노동자들이다. 90만명에 육박하는 이주 노동자들이 없으면 우리 경제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

news.mt.co.kr

 

 

나는 지금 독일에 살고 있다.

 

사실을 알 수 없지만, 간혹 타인의 시선에서 '무시'가 느껴질 때가 있다. 다행히 아주 가끔 그런 것을 느낀다. 내가 무뎌서 그런 것일 수도 있지만, 실제로도 그런 차별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언뜻언뜻 내비치는 그들의 차별은 그리 유쾌한 것이 못된다. 그래서 해외여행을 가거나 이민을 준비하는 사람에게는 어떻게 해외에서 인종차별에 대처해야 하는지 여러 팁 들을 소개하는 자료들이 많다.

 

본시  타인의 고통보다 내가 느끼는 아픔이 더 큰 법이다. 

 

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우리는 직시할 필요가 있다. 나는 우리들이 우리나라에 있는 외국인들에 대한 시선을 다시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국가적으로 자행되고 있는 중국의 탐욕스러운 행태에는 단호하게 대처해야 한다. 민간 분야에서도 단결된 저항이 필요하겠고, 국가적인 부분에서도 지혜가 필요하다.

 

그러나 그 뿐 아니다.

 

왜 그들이 분명한, 실제로 얼마 되지도 않은, 우리 민족과 혈통임도 불구하고, 우리 민족이 되기를 거부하는 것인지를 우리는 분명히 확인해야만 한다. 우리의 시선에, 우리의 태도에, 우리의 마음에 어떤 것이 있는지 우리는 스스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민족임에 분명한 그들의 마음도 얻지 못하면서, 소리만 크게 하는 우리의 주장은 안타깝지만, 다른 세계의 사람들이 보았을 때는 설득력이 줄어들 것이다. 우리는 머저 우리 눈 속에 있는 들보를 빼내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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