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이다. 결국, 그래도...
그 누구도 자신이 될 수 없다. 자식이 아무리 날 닮았더라도 결국 내가 아니다. 유전적으로 똑같은 일란성 쌍둥이도 결국 둘은 서로 다르다. 설명하기 어렵지만, 설명이 필요없이 자명한, 결코 같을 수 없는 타인, 남이다. 부부도 그렇다. 굳이 따지면, 남이 남을 만나, 정을 나누고, 삶의 얼마를 공유하지만, 결국 내가 아니다. 나처럼 생각할 수 있지않고, (나도 너처럼 생각할 수 없고) 나처럼 느낄 수 없고, (너와 똑같이 느끼지 못하며,) 나처럼 살 수 없는, (너처럼 살아내지 못하는,) 타인일 수밖에 없다. 근본적으로. 이 사실을 인정하지 못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서운해진다. 서로의 관계는 어려워진다. 그래 처음부터 달랐고, 끝까지 다를 것이다. 그래서 역설적으로 어떤 한 지점에서 만날 수 있다. 너무..
2023. 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