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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 & 유학 & 문화 : 자녀교육/독일교육 & 자녀교육

[독일교육 & 유아교육 & 홈스쿨링] #19. 독일어? 한국어?!

by 바후르 2020. 7.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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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에 온 뒤, 자기만의 언어 창조에 골몰하던 아들이 다행히 이 세상 말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이전 글 참고:

2020/05/07 - [육아일기 & 자녀신앙교육] - [독일,자녀교육] #17. 막내의 딴 세상 언어!

 


 

막내는 아직은 어려서 그런가, 독일 문화를 더 쉽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인다.

 

"지온아 이것 봐라, 하온아 나 그것 좀 줘."

 

가끔 위아래도 모르고, 누나들에게 반말을 한다.

뭐, 문화적 차이가 있으니, 어느 것이 옳다 그르다 평하기는 어렵겠지만,

딸들이 좀 속상해할까 싶어 고쳐 주려고 했다.

 

아들은 내가 이야기를 마치자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아빠의 권위란 중요한 것!

 

그렇게 흐뭇하게 돌아서려 했는데,

갑자기 나에게 대뜸,

"아빠, 그럼 '너'한테는 괜찮아?"라고 묻는다.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아들의 일격이었다.

 

괜찮다. 괜찮다. 나는 괜찮다.

'그래도 하나는 이해시켰으니 됐다.' 

정신 승리! 때때로 빠른 포기는 정신건강에 좋다.

 


 

코로나로 인해 바깥보다 집에 있는 시간들이 많아지자,

딸들이 다시 독일어를 쓰는 것을 낯설어하는 것 같았다.

 

이제 곧 유치원이 정상적으로 운영하니,

다시 유치원으로 가기 전에

하루 30분씩, 가정에서도 독일어로 대화하자고 약속했다.

 

저녁식사 전 아들에게 말했다.

"Saemin, wasch deine Hände." (새민아, 손 씻고 와라)

 

그 말을 듣던, 아들이 갑자기 나에게 대꾸했다.

"아빠, 왜 한국말 해? 독일어 해야지!"

그러곤 내가 약속을 어겼다고 씩씩 거린다.

 

아들아, 아빠 독일어 한 거 맞아.

네가 알아듣는 말이

모두 '한국어'는 아니란다.

아빠는 괜찮긴한데...

조금, 아주 조금은 억울하구나ㅠㅠ

 

억울했지만, 결국은 돌아섰다.

지금은 아들을 이해시킬 자신이 없어서.

정신승리!

때때로 빠른 포기는 정신건강에 좋다.

 

귀여우니 봐준다, 이것아 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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