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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 성경 : 말씀 : 묵상/큐티 : 성경묵상

[성경말씀 & 성경읽기 & 큐티] '전능'을 버린 나의 하나님

by 바후르 2020. 7.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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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신과 인간의 차이는 무엇일까?


#.02
철학이나 사상, 이론적으로

규정하고, 따질 수 있는 능력은 내게 없다. 

 

다만, 내 삶으로 깨닫고, 알게 된 신은... 
모든 것을 알고,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분이다.


<전지전능>하신 하나님. 

꼭 그런 분이다.

 

미켈란젤로 <천지창조>


#.03
<전지>와 <전능>

그러나 이것은 분명한 신의 성품일 것이다.

비단 나 뿐 아니라,

이 성품은 한 인간이 자신의 삶에 '필요한' 신을

찾고 갈구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임에 틀림없다. 

한 번 비틀면,

<전지>하지 못하고,

<전능> 하지 못한 신은

(적어도) 인간이 생각하는 신은,

인간이 필요로하는 존재는 아닐 것이다.

 

종교혐오주의자나 무신론자가

신의 존재를 부정하는 주요한 이유가 바로

<무지>와 <무능> 아니던가?

사회적 불의에 눈 감는 신,

사회적 부조리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 신.

 

그것이 바로 인간이 생각하는 신이다. 


#.04

내가 믿는 신.

나의 신, 하나님은 전지 하고, 전능하다.

 

다만, 좀 맥 빠지겠지만,

그것을 일테면, '과학적'으로 논증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저 그런 변명일 수도 있겠으나,
누구에게나 진리는 지극히 '주관적'인 것이 아닐까?

 

오늘날 기독교가 '비이성적인 종교'로써

사방에서 얻어터지고 있는 까닭은 

기독교가 '유일신 사상'을 기반으로 한

'극도로 배타적인 종교'이기 때문이다.

 

작금의 시대는 누구나 자신이 믿고 싶은 것을 믿고,

옳다 여기는 것을 주장하는 세계이다.

즉, <종교다원주의>를 기반으로 한 이성적이고, 포용적인 사회이다.

 

조금은 우습지만, 나는 그 이론을 통해 

간단하게 나의 신앙과 믿음을 주장하련다. 

내가 나의 지난 <삶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된 그분은

적어도 나에게는 <전능>하고, <전지>한 분이시다. 아멘.


#.05
같은 이유로 이 세상엔 

수 없이 많은 <전지>하고, <전능>한 신들이 존재한다.

 

출처: https://pxhere.com/


#.06
그리고 대체로 그분들은

자신이 소유한 <전지전능>을 기깔나게 드러낸다.

 

소위 '클라쓰'가 다른, 높고 화려한 자리,

온갖 보물로 치장한 쉽게 다가가기 어려워 보이는

<신의 자리>에서 단 한순간도 벗어나지 않으시는 것이다.

 

아득히 높은 신의 자리에서

낮고 무력한 인간들을 '낮보는' 그분들의 위엄은

언제나 광대하기 그지없다.

 

그분들의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무엇이든 갖다 바치고 싶어 진다.

그분을 향한 지극한 정성의 공양이 쌓인다면,

필시 나의 부족함을 채우고도 남는

<권능>을 주실 것이라 믿어지기 때문이다.

 

<전지>하고 <전능>한 신의 모습이란,

언제나 이처럼 매력적이다.

 

 

 

 


#.07 
내가 아는 하나님도 

분명 내게는

<전지>하고, <전능>한 신이다.

그런데 그분의 지난 행적을 돌아보면,

어딘가 좀 다르다.

 

지극히 '인간'적이다.

달리 말하면

좀 부족해 보인다.

어떤 면에서는 '무능'하다 싶을 정도로...


#.08 
인간이 죄를 지었다. 

 

당연하게도 죄에는 반드시 대가가 필요했다.

초기 그 대가는 매우 극단적인 것이어서

생명으로 갈음해야만 했다.

인간은 죽음으로 죄를 갚아야 했다.

 

출처: www.pxfuel.com


#.09 

그 규칙을 제정한 신은

당연히 그 죄를 인간에게 묻고, 심판해야 했다.

 

단순한 피조물일진대,

죄를 따지고 죽이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었을 테다. 

 

신이라면 으레 그렇게 할 법했다.

너무도 간단하고 쉬운 일이었다.


#10.

안타깝게도 신은 인간을 사랑했다.

 

무결한 신에게

이런 연민은 불필요한 것이었겠지만,

그 역시 신의 성품이라 굳이 인정한다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또 다른 쉬운 방법은 

스스로 세운 규칙을 바꾸는 것이다.


자신이 제정한 법이며,

다른 누가 이를 문제 삼을 수도 없는

<무소불위>의 <절대적> 존재가 바로 신이 아니겠는가?

신이라면, 응당 그 정도의 <전능>함은 발휘해야만 했다.


#.11 
그러나 내가 아는 그분은, 

그러나 그 어느 것도 선택하지 않았다.

결코 이 문제를 쉽게 풀지 않았다.

 

안타깝지만,

나의 신, 하나님은

<전능>함을 발휘하지 않으(혹은 못하) 셨다.


#.12 
대신 그분은

인간의 죄악 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기 위해,

자신이 세운 규칙,

당신의 정의를 훼손하지 않기 위해,

 

자신의 숭고한 자리에서

직접

굳이

내려오는 길을 택했다.

 

전능하고, 숭고한 <신의 자리>에서

불완전하고, 잔인한 <인간의 자리>로 내려갔다.

 

나의 <전능>한 신은,

별 볼일 없는 <무능>한 인간을 자처했다.


#.13

그냥 단순히 '그런 체' 하신 것이 아니었다.

그분은 그냥 하잘 것 없는 평범한 <인간>,

정말 인간 그 자체를 받아들이셨다.

 

다른 동네 어떤 이처럼

태어나자마자 동서남북 뛰어다니시며

멋스러운 말씀도 못하셨다.

 

그분은

이 세상 다른 평범한 여느 아기들처럼

말도 하지 못하셨고,

걷지도 못하셨다.

부모의 보호가 필요한,

그 모자란 상태를 받아들이시며

30년 넘도록 그렇게 머물러 있었다. 

신의 특출남을 조금도 보이지 않았던,

이젠 부모나 형제 역시도 신이라 생각하지 않을

완벽한 <인간> 그 자체가 되셨다.

 

그 분은

자신의 <전능>을 버리고

완벽한 <무능>으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14 
30여 년간 그렇게 겸손했던 그분은 

<신>으로서 문제를 해결해야 할 그때까지,

끝까지 그 겸손을 유지했다.

 

그분은 <신의 전능함>을 끝내 사용하지 않으셨다.

<무능한 인간>으로 그 문제를 맞으셨다. 


그 분은 십자가에 달리셨다.
그리고 죽으셨다.

끝까지 무능한 <인간> 그 자체로,
그분은 죽었다.

 

출처: https://www.crosswalk.com/faith/bible-study/10-things-every-christian-should-know-about-the-cross.html


#.15

역설적이지만...

나는 그분께서

이런 무능한 방법을 택하신 것에

감격한다. 

 

그분의 무능함은 

내가 찬양한 이유이다.

 

이 세상에 어떤 신이

피조물을 위해 

자신이 수치를 당할까?

 

나는 나의 신이 
정의롭지만, 냉정한

심판의 신이 아니라서 좋다. 

 

자신이 세운 규칙을

무시하지 않는 원칙적이시면서도

죄인을 사랑하고,

죄를 덮어줄 줄 아는

포용적인 신이라서 좋다.

 

마지막으로

문제의 해결을 위해 
자신의 지위도 내어 던지고,
직접 화해의 제물이 되기를

마다하지 않으셨던

용기 있는 신이라서 좋다. 


#16.
어디 그분이 몰랐겠는가?

신이라면, 당연히..

<전지>하고 <전능>하다.

 

그분이 어디

몰라서, 못해서

십자가를 졌을까?

 

알지만, 

다르게 할 수도 있지만,

자신의 피조물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용기 있게...

수치를 감당하신 것이었다.


#.17

아마 그분은

세상을 창조하려고 마음을 먹었을 때부터 

이미 자신이 십자가에서 

무능하게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아셨을지도 모르겠다. 

 

그래.

당연히 아셨을 것이다.

 

그러나,
그분은 빛을 만드시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셨다.

그 십자가는 겟세마네에서 

<신>이신 그분조차

포기하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운 것이었다.

그리고

그분은 이미

그런 십자가를

본인이 감당해야 함을 아셨지만,

사람을 만드시는 것을 포기하지 않으셨다.

사랑하니까.

당신의 피조물을 

인격적으로,

아니 신격적으로

사랑하니까..

 

세상의 창조는

아마 성경에 언급된 몇 구절처럼

쉽게 만들어진 것은 아니었을 것 같다.

 

그분은 훗날 자신이 흘려야할

눈물과 땀을 알면서도

세상의 창조를 멈추지 않으셨다.

포기하지 않으셨다.

 

어쩌면 그 분은

울면서 그 일을 감당하셨을 수도 있겠다.

자신의 감당해야 할 훗날의

고통과 피 흘림, 죽음을 품에 안고도

그 일을 끝끝내 감당하셨다.

 

그리고, 마침내 그 모든 일을 마치셨을 때,

아무것도 모르시는 양,

그 순간을 만족해하셨고,

곧 죄를 지을 인간을

진심으로 축복해주셨다.

 

출처: www.publicdomainpictures.net

 

나의 신은 그런 분이다.

나는 그런 하나님을 그런 신으로 모시고 있다.

  
인간을 너무 사랑하셔서

스스로 <무능>함과 <무지>함을 받아들이셨던

나의 <전지전능>한 하나님을 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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