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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 & 유학 & 문화 : 자녀교육/독일생활 & 문화

[독일생활&유학 #.45] 독일 코로나 vs 한국 코로나

by 바후르 2020.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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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금 독일에 거주하고 있다.

한국의 뉴스를 접하고, 독일의 상황을 목도하니 굉장히 묘한 느낌이 든다.

 

한국은 하루 신규 확진자가 200명이 넘어가자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를 염두에 두며 치열한 정부적 관리에 돌입했다. 그 결과 얼마 지나지 않아 신규 확진자가 다시 100명 이하로 떨어지는 등 성공적인 방역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제 한국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 내놓아도 <바이러스 청정국>, 적어도 <안전한 바이러스 관리국>으로 이름나 있다.

 

지표상으로 독일은 한국에 비해 훨씬 심각한 상황이다. 매일 신규 확진자는 2,000명을 웃돌고 있다. 독일의 연방정부, 지방정부 모두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당연하게 이전과 비교하여 다양한 제약과 규정들이 생겼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독일은 한국에 비해서는 일상을 상당 부분 회복한 모습이다. 모임은 자유로워졌고, 마스크만 착용한다면(아니 목도리 따위로 입과 코만 가린다면 누구든) 어떤 상점이든 음식점이든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지표상으로는 독일이 훨씬 위험한데, 보이는 모습은 독일이 더 안정적으로 보인다.

 

코로나로 타격을 입었지만, 상당부분은 일상을 다시 회복한 모습이다. 온라인 네트워크라는 대세를 거스를 순 없겠지만, 나는 이것이 여전히 전통적 만남, 관계를 선호하는 독일사회의 독특한 특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Folgen der Corona-Pandemie - Gastgewerbe in historischer Krise

Die staatlichen Hilfen in der Corona-Pandemie haben ein großes Kneipensterben in Deutschland bislang verhindert. Aber das könnte sich in den nächsten Monaten ändern, wenn etliche Hilfsprogramme auslaufen, warnt der Deutsche Hotel- und Gaststättenverba

www.deutschlandfunk.de

 

아주 묘한 느낌이다.

솔직히 어느 정부의 정책이 더 나은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독일 겉으로는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각 개인이 자신의 면역 능력으로 겨우 버티고 있는 것일 수 있다. 조금만 몸이 좋지 않아 진다면, 언제든 코로나에 감염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치사율이 0%가 아닌 질병을, 급속도로 확산될 수 있을 질병을, 어떤 점에서는 정부가 그 고삐를 단단히 틀어쥐지 못하고 흘려보내고 있는 듯하다. 결국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여하간 정부가 비워 놓은 공백을 국민들이 스스로 메워야 하는 꼴이 되었다.

 

그런 점에서는 한국의 정책이 훨씬 책임 있고, 안전하긴 하다.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기 위해 정부가 법률과 규제로써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그러나 한 편으로는 너무, 지나치게 각박하게 만든다. 간간히 한국에서 들려오는 소식을 접할 때면, 대다수의 사람들 속에는 <울분>과 <화>가 가득 들어차 있는 것 같다.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으나, 반려견도 목 줄 등으로 지나친 속박을, 그것도 장기간 가하면 훨씬 폭력적으로 변한다. 압력밥솥 내부에 열이 계속적으로 가득 차면 위험해지는 것처럼 언제 터질지 모르는 <분>들이 가득 차는 현실은 단기적 <안전>의 여부를 떠나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목줄 묶여있던 개가 사람을 많이 공격하는 이유

동물보호법에서는 맹견을 사람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해를 가할 우려가 있는 개로 정의하고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에서는 5개 품종을 맹견으로 지정하고 있다. 맹견으로 지정된 개는 외출할 때 반

news.joins.com

 

내 속엔 한국과 독일의 서로 다른 가치들이 동시에 존재한다. 하나는 지난 30년 간 내가 익숙해져 왔고,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들어 준 토양이고, 다른 하나는 내가 익숙해지고 있는 현재의 토양이다. 그러나 둘은 또한 세계에서 가장 합리적이고 성공적으로 이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누구나 자신이 소유한, 혹은 형성한 <핵심가치>에 따라 판단하고, 결정하고, 시행한다. 어떤 사람도 미리 결과를 알고 선택할 수 있는 이가 없다. 오늘의 나와 내가 소유한 나의 정신은, 과거 나의 경험들이 빚어낸 결과이고, 오늘의 내가 선택하고 실행한 경험들이 또한 미래의 결과를 결정할 것이다. 결국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지나친 정보의 노출이 개인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이야기 하던 독일이지만, 개인의 선택에 따라 <익명>으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앱이 배포되기 시작했다. 모양은 조금 다르지만, 결국 대세는 어쩔 수 없이 거스를 수 없는 것인가 싶은 생각이 든다. 

 

아주 묘한 느낌이다.  

 

나는 이 둘을 어떻게 바라보고, 비교하고, 선택하고, 시행하게 될까?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왜 있고, 무엇을 해야 할까?

 

여전히 정리되지 않은 아주 생각과 감정들이 내 속을 비집고 들어왔다가 고만 쉬이 빠져버리곤 한다. 

아주 묘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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