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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 & 유학 & 문화 : 자녀교육/독일생활 & 문화

[독일생활&유학 #.46] 10.3 공휴일 (개천절 vs 통일기념일)

by 바후르 2020.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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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3일은 '개천절(開天節)'이다.

대한민국이 제정한 기념일이자 공휴일이다.

단군왕검의 탄생일, 고조선이 건립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10월 3일은 '통일기념일(Tag der Deutschen Einheit)'이다.

독일연방이 제정한 국가 기념일이자 공휴일이다.

1990년 동독(GDR)이 서독(BRD)에 흡수되어, 다시 하나가 된 독일의 통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비록 다른 이유이긴 하지만, 똑같은 날짜에, 똑같이 공휴일로 제정되어 있다. 재미있다. 

 

 

 

 

 

 

개천절. 

 

이 날은 실은 단군왕검의 탄생일을 기념하던 음력 10월 3일, 함경도 지방의 ‘향산제(香山祭)’ 제사에서 비롯되었다. 단군왕검을 신으로 모시는 우리나라 토속신앙 대종교라는 종교가 있다. 그런 점에선, 이 날은 한 종교가 기념하는 날로 여기는 것이 맞아보인다.

 

그리 따지고 보면, 기독교의 예수, 불교의 석가모니의 생일 역시 국가 기념일로 제정해 놓은 한국이니, 국민화합의 차원에서라도 '개천절'의 국경일 제정 자체는 그리 이상하게 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개천절은 한 인물의 생일보다는 조금 더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미지 출처: https://www.crezone.net/

 

10월 3일, 개천절.

이 날은 그 옛날, 단군왕검이 조선이라는 국가를 창건했던 그 날을 기념하는 것이다. 우리 민족이 이 땅에서 비로소 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된 그 때를 기념하는 날이다. 물론, 오늘날에 이르러는 분명한 사고의 변화와 인식의 개선이 필요하겠지만, 예로부터 우리나라엔 <단일 민족, 단일 국가> 라는 자부심이 원체 강하게 존재했기에, 반 만 년 전의 고조선은 한 국가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독일생활&유학 #.37] 독일 공휴일 = 지역마다 서로 다르고, 교회 절기와 관계가 깊다

독일은 각 주(Landesregierung)마다 공휴일이 다르다 독일은 연방제 국가이다. 각 지방정부(Landesregierung)의 자치권이 철저하게 고려된다. 주마다 법과 정책이 다르고, 특색이 다양한 편이다. 각 지방�

bahur.tistory.com

 

명절이나 공휴일의 개념이 별로 없는 독일이지만, 이 날은 분명한 국가의 공휴일이다. 주마다 정책에 따라 공휴일이 서로 다른 독일이지만, 이 날은 모든 주에서 동일하게 기념하고 있는 '국가적 기념일'이다.

 

2020년 10월 3일은 토요일이어서 당연한 것이었겠으나, 평일이었다 하더라도 아이들은 학교, 유치원도 아니간다. 은행, 시청과 같은 공공기관, 행정기관들은 물론이요, 사람이 직접 서비스를 하는 어떤 상점들도 문을 열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추석과 같은 명절은 도리어 영화관이나 대형마트, 음식점 등은 대목이 되어 더 활발하게 장사를 할 지도 모르겠으나, 독일은 그렇지 않다. 모든 가게는 일시에 문을 닫고, 불을 꺼둔다. (실은 이것은 주일, 일요일도 마찬가지이다.) 뭐 굳이 따지자면, 오직 한 곳, 주유소와 그에 딸린 편의점 정도는 '다행스럽게도' 언제나 문이 열려 있다. 

 

 

이미지 출처: www.augsburger-allgemeine.de

 

 

생활적인 부분은 이쯤이면 되었고, 역사적으로 독일은 1990년 서로 하나가 되었다.

그들 역시 2차 세계대전의 패배 이후, 열강의 완력 속에 나뉘어야 했고, 냉전의 날 선 대립을 관통해야만 했었다. 그러나 그들은 하나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선 하늘이 열리고, 모든 인간을 이롭게 하겠다던 당찬 포부를 가지고 국가로써의 첫 발을 떼던 그 날, 그들은 다시 하나가 된 국가, 평화와 번영을 위한 희망을 품고 다시 하나가 되었다.

 

급작스럽게 진행된 흡수 통일, 그리고 그로 인한 얼마간 겪어야 했던 진통들. 그리고 어쩌면 여전히 잔존하고 있을지도 모르는 서로에 대한 피해의식과 갈등의 찌꺼기일랑 잠시 덮어두고, 30여 년 전, 그들의 하나됨. 그 자체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축복한다. 미래는 누구나 알지 못하는 것이로되, 그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 용기있게 첫 발을 떼었던 그들을.

 

 

 

 

우리나라도 그들이 걸어갔던 길을 갈 수 있을까?

 

이젠 거의 한 세대를 넘어서는 남북 분단의 70여 년 세월.

오늘날, 단순히 정쟁의 대상으로 전락해버린 한반도 평화, 그리고 통일이라는 것에 대한 시각.

 

우리도 그것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그 옛날 모든 인간을 이롭게 하겠다는 그 포부를, 오늘 우리도 가질 수 있을까?

독일의 통일을 진심으로 축하했던 한국인들이, 한국의 통일과 평화에 대한 축하를 독일인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그날이 과연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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