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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 & 유학 & 문화 : 자녀교육/독일생활 & 문화

독일여행, 마부르크 #1 (종교개혁, 최초의 대학, 필립스 공)

by 바후르 2023. 10.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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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몇 차례에 걸쳐 내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인 마부르크(Marburg)의 몇몇 명소들을 소개해볼까 한다.

1. 마부르크 대학, 세계 최초의 대학교


각 도시가 각자의 별명이 있는데 공식적인 마부르크의 별명은 대학도시(Universität Stadt)이다. 마부르크에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기독교 대학교인 필립스 대학을 비롯하여 몇 개의 단과대학(Hochschule)들이 있기 때문이다. 도시의 중심 높은 지대에는 Oberstadt라 불리는 옛도시(Alterstadt)의 건물들도 잘 보존되어 있다. 이런 부분에서 마부르크는 단순한 대학, 혹은 학문 도시이기도 하지만, 오랜 전통을 가진 역사도시이기도 하다.

여담으로 덧붙이자면, 사실 필립스 대학의 경우 역사적으로는 두 번째로 오래된 기독교 대학이었지만, 가장 먼저 만들어졌던 대학교가 사라지게 되면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기독교대학이 되었다.





과거 대학의 시작은 생존에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분야라고 여겼던 의학, 법학, 신학 분야의 석학들이 자신들의 지식을 서로 공유하면서 이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의도로 시작되었다. 물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이를 위해서는 처음에도 당연히 해당 도시의 영주와 귀족들로부터 많은 지원을 받아야만 했다.


Landgrave of Hesse, Philipp I (1534, by Hans Krell)



1500년 대 헤센 마부르크의 필립 공이 바로 이런 영주였다. 그는 그 유명한 종교 개혁자 마틴 루터와 친분을 가지고 있었으며, 종교개혁을 지지 했고, 이러한 연유로 신학을 비롯한 학문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1527년 대학을 설립했고, 그의 이름을 따서 이 대학을 마부르크 필립 대학(Philipps- Universität Marburg)이라 불렀다.







2. 필립스 성과 종교개혁, 마틴 루터


따지고 보면, 마부르크라는 도시는 여러 측면에서 필립스 공으로부터 많은 빚을 졌음이 분명하다. 앞서 소개한 마부르크 필립스 대학은 물론이거니와 마부르크를 대표하는 유명한 건물 중 하나인 필립스 성도 (이미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필립스 공과 관련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




이 사건은 중세 기독교 역사에서 빼놓을 빼놓을 수 없는 사건이었던 종교 개혁과 관련되어 있고 대표적인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도 이에 등장한다. 더 나아가 개신교의 교리를 확립하는데 중요한 이정표를 제시했고, 훗날 교회 분파에도 영향을 끼치는 등 교회사의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다. 바로 "마부르크 성사논쟁(Marburg Colloquy)"으로 알려진 사건이 바로 이 필립 성에서 열렸었다.

당시 로마 가톨릭에 대한 비판으로 발생한 종교개혁 운동은 자신들의 비판 논거들을 정리하며 중요 교리들을 적립했어야만 했다. 로마 카톨릭의 구원 및 성화를 위한 7가지의 성사예식을 다루는 것은 그런 부분에서 핵심적인 과제였다. 일부는 폐지해야 했고, 일부는 수정이 불가피 했다. 그 과정에서 많은 개혁가들이 이에 대해 서로 다른 해석과 주장을 펼쳤고, 따라서 많은 논쟁과 갈등이 논의의 과정에서 발생했다.

그 중 하나로써,오늘날 개신교에서도 여전히 '성사'로서 중요성을 가지는 '성찬성사', '성찬예식'에 관한 논쟁이 1529년 10월 1일부터 4일까지 이 곳 마부르크, 필립성을 배경으로 열렸었다. 그 무대에 주인공으로써 선 사람은 그 이름도 유명한 마틴 루터였고, 그의 상대였던 인물은 당시로서는  대중적 인지도가 적었던 스위스 개혁자 츠빙글리였다.

이 토론의 주요 주제는 성찬 예식에 사용되는 빵과 포도주에 그리스도의 신체가 일반적으로 존재하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루터는 주체성성, 즉 성찬식의 빵과 포도주에는 이미 그리스도의 육체가 실존적으로 존재한다는 입장이었고, 츠빙글리의 입장은 육체의 실체보다는 그 상징적 중요성에 방점이 있다고 주장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토론의 마지막까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여담으로 당시 지지 세력이 약했던 츠빙글리의 입장은 스위스 개혁교회와 훗날 장로교회(Presbyterian Church) 전통에 영향을 주었다.




사족이 꽤 길었다. 성사 논쟁 자체가 오늘 포스팅의 주제가 아니므로 이쯤에서 그 이야기는 마무리하도록 하겠다. 여하간 요점은 종교개에게 중요한 논의가 이곳 마부르크 필립스 성에서 있었다는 점이다. 마부르크의 여여행을 계획하는 사람들 중에 종교 교육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독일 과거도시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옛 건물들과 필립스 성을 직접 방문해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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