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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장 : 소식지 : 편지/소식지 & 기도요청

새해 벽두 고민거리: 뒤늦게 올리는 글

by 바후르 2024.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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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온지 벌써 가득 찬 4년이 되었다. 새해가 시작되었으니 아마도 5년차에 접어드는 것 같다. 지금까지 내 삶을 돌아보면 어떤 것을 이루었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 아주 확신할 수 없다. 나는 외국에서 그저 살았고 나의 자녀들은이 삶에 적응하였다.

이런저런 이유로 어렵사리 시작한 대학원은 마지막으로 가고 있다. 이제 논문을 쓰고 나면 내 모든 학위 과정은 끝이 날 것이다. 그러나 이 역시도 부끄러움이 연속이다. 내가 무엇을 위하여 이를 시작하였는지 분명하지 않다. 때문에 학위를 마친 뒤 내가 해야 할 것 역시 실은 분명하지 않아 보인다. 나는 외국에서 그저 살았고 그 시간을 그저 보냈을 뿐이다.

통장 잔고를 정리하다가, 이미 훌쩍 줄어 버린 우리의 재정 상태를 보며 얼마간 두려운 마음에 사로잡혔다. 물론 원체 가진 것이 없는 상태였으나 이제 어찌할 수 없는 가난한 상황으로 다시 내몰린 것에 두려움을 느낀 것이다. 내가 무엇을 이루었다 장담하기 어려운 현실 속에서, 그저 소모적인 지금의 상태를 의미 없이 이어가는 것은 아닌가 하는, 두려움과 염려가 일순간 내 모든 마음의 기쁨과 에너지를 모두 앗아갔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한 재단의 강력한 한국으로의 초대는 오히려 나에게 더 재앙처럼 다가왔다. 특히 하나님의 뜻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그 초대는 나에게 더 큰 혼란으로 다가왔다. 반성을 더한다면, 말씀을 매일매일 깊이 있게 묵상하지 아니하고 마치 점을 치듯 필요하고 좋은 문장들만 찾아 읽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상황을 마주하며, 무엇이 정말 하나님의 뜻인지 분별하기 어려워 나는 깊은 혼란에 빠졌다.

이 독일에서의 삶은 하나님이 나에게 주신 기회가 맞는가?
혹은 한국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것이 나에게 맞는가?

세상을 염려하지 말라는 말씀이 계속 보인다. 생계를 염려하므로 하나님의 뜻을 어지럽히지 말라는 말씀이 계속 나에게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정말 하나님의 뜻인가?

독일의 삶은 많은 것을 가져다 주는 거 같지만, 생활적으로 풍족한 삶을 보장하지 않는다. 지난 4년간의 삶을 보니 그러하다. 앞으로는 달라질 여지가 있을지 모르나 내 계좌를 정리하며 바라본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아니하다. 독일의 삶을 선택한다는 것이 생활적 안정을 추구하는 것은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러나 한국의 재단에서의 초대도 역시 그리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겉으로는 화려해 보일지 모르나 당장에 생계를 부담하기에 적당하지 아니하다.

무엇이 하나님의 뜻인가? 어떻게 사는 것이 나에게 만족과 평안을 가져다 주는가?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이 상황이 나에게 혼란을 준다. 또 다시 자신 없어지는 나를 마주하며 변하지 아니한 나의 약함을 바라본다.

2024.01.01





새해 첫 날 쓰다가 미처 마무리되지 못했던 글을 이제야 더시 본다. 뭘 쓰고 싶었던 것 같은데, 기억이 아니난다. 그 때의 이 고민은 이미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여전히 고민이 았으나, 그 때의 고민은 아니다. 또다른, 새로운, 삶의 필연적인 그런저런 고민들이다.

그러고보면 삶의 고민은 참 덧 없다.
영원할 것 같은 그런 시간도, 지나고나면 그저 그런 날 중에 하루일 뿐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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