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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생활 & 유학 & 문화 : 자녀교육/독일생활 & 문화

[독일부활절#02] 금요일(Kar+Freitag) - 법적으로 파티가 금지된 날

by 바후르 202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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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 - [독일생활 & 유학 & 문화 : 자녀교육/독일생활 & 문화] - [독일부활절#01] 목요일(Grün+Donnerstag)을 대표하는 음식!

 

[독일부활절#01] 목요일(Grün+Donnerstag)을 대표하는 음식!

독일의 부활절은 (성탄절, Weihnachten과 더불어) 대표적으로 중요한 명절 중의 명절이다. 어떤 면에서는 우리나라의 새해(신정 또는 구정, 독일에선 Neusjahr)보다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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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4.13 - [일기장 : 소식지 : 편지/에세이 & 칼럼 & 리뷰] - [경험교육칼럼] 독일, 절기를 통한 교육 : '부활절' (Ostern)

 

[경험교육칼럼] 독일, 절기를 통한 교육 : '부활절' (Ostern)

"아이들은 '일상의 삶'과 '행복'을 통해 성장한다." 인물, 역사 그리고 절기를 통한 교육 루소, "역사와 인물을 통한 교육은 사람과 사회를 이해하는 좋은 교육법이 된다." 샬럿 메이슨, "한 사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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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초 봄 날씨는 그야말로 가관이다. 지멋대로에 종잡을 수 없다. 실제로, 재작년 이맘 때 사진을 보다보니 세상에 눈이 엄청 내렸더라고!

 

 

 

그러고보면, 어제도 그런 날이었다. 하늘가득 어두운 먹구름이 하루종일 드리워져있고, 바람이 을씨년스럽게 불어대고, 갑자기 소나기가 퍼붓질 않나, 역시나 정신없는 독일 초봄 날씨 그대로였다. 

회사에서 동료들과 쉬는 시간에 이야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날씨 이야기가 나왔는데, 내 직장 상사(Chefin)가 커피잔을 들어 올리며, 한 마디 했다.

 

"원래 부활전 전 금요일(Karfreitag) 날씨는 이래야 제 맛이지!"

 

 

부활전 전 금요일.

그러니까 성경에 기록된 이 날은 예수께서 십자가를 지고 골고다에서 죽임을 당한 날로 알려져 있다.

 

성경에 의하면 그 날엔 정오부터 오후 세 시까지는 하늘의 태양이 빛을 일었고, 돌풍이 불었고, 성전의 휘장이 위에서부터 아래로 길게 찢기기까지 했다고 적혀져 있다.

그러니까 딱 오늘 같은 날이다. 을씨년스럽고, 정신 없는, 우울하고 어두운 딱 그런 날씨!

 

 

 

한국에선 이 날을 '거룩하다' 하지만, 독일에선 '슬프다'고 한다

 

 

한국의 교회에서는 이 금요일을 보통 '성(聖) 금요일'로 칭한다. 그러니까 예수께서 감당하셔야 했던 임무, 역할 그 자체를 강조한 표현인 듯 싶다. 

 

성 금요일이라는 단어를 1:1로 한국에서 독일어로 번역하면 Heilig+Freitag(거룩한 금요일)이라고 말할 것 같지만, 독일에선 이런 표현이 낯설다. 없을 것 같다. 고유명사로서 성 금요일은 Kar+Freitg이라고 한다. 직역하면 '슬픈 금요일'이다.

 

국가를 아우르는 넓은 지역에서 서로 다른 지방언어가 많은 독일어의 특성상, 종교개혁자 마틴 루터를 비롯, 그림 형제의 작업으로 하노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표준 독일어가 구성되어 왔다. 표준 독일어는 다른 표현으로 '높은 지역의 독일어(Hochdeutsch)'라고 한다.

 

Kar- 라는 단어는 과거의 표준 독일어로 보면, 슬프고 조용하다는 뜻이다. 오늘의 표현으로 번역하면, 거룩한 금요일(Heiliger Freitag)이 아닌, 애통한 금요일(Trauer Freitag)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독일 사람들은 십자가라는 예수의 임무나 사역보다는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를 바라보았던 그들의 감정에 더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법적으로 파티와 가무가 금지된 슬프고 조용한 금요일

 

 

그래서일까? 독일은 이 '슬픈 금요일'을 법정 공휴일로 지정하고 이 날을 기념하고 있다.

더 특이한 점은 전통적으로, 그리고 무엇보다도 법적으로 독일 정부는 국민들에게 '슬픔'과 '고요'를 강요한다.

 

물론 이는 주 마다 약간씩 다르지만, 골자는 음악과 오락과 같은 시끄러움을 제한하는 법을 대부분의 주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예를들어, 종교적으로 카톨릭 성향의 강한 보수성을 지니고 있는 바이에른 주의 경우에는 이런 고요함을 해치는 음악과 춤, 오락행사를 가질 시 최대 1만 유로의 벌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보다는 조금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베를린의 경우에도 최대 1000유로의 벌금까지 부과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다고 하니, 독일이 이 날을 전통적으로 어떻게 생각하고 중요하게 다뤄 왔는지 짐작할 수 있다.

 

* 참고: 음악을 금지하는 독일 주 정부들의 방침(펼쳐보기, 아래 클릭)

더보기

바덴-뷔르템베르크: 성목요일 오후 6시부터 성토요일 오후 8시까지 

바이에른: 성 목요일 오전 2시부터 부활절 일요일 오전 12시까지 

베를린: 성금요일 오전 4시부터 오후 9시 

브란덴부르크: 성 금요일 자정부터 성 토요일 오전 4시까지 

브레멘: 성금요일 오전 6시부터 오후 9시까지 

함부르크: 성금요일 오전 5시부터 성토요일 오전 12시까지 

헤세: 성 목요일 오전 4시부터 부활절 월요일 오후 12시까지 

메클렌부르크-서부 포메라니아: 성금요일 자정부터 성토요일 오후 6시까지 

니더작센: 세족 목요일 오전 5시부터 부활절 일요일 오전 12시까지 

노스라인-웨스트팔렌: 성 목요일 오후 6시부터 성토요일 오전 6시까지

라인란트-팔츠: 녹색(세족) 목요일 오전 4시부터 부활절 일요일 오후 4시까지

자를란트: 녹색(세족) 목요일 오전 4시부터 부활절 일요일 오전 12시까지

작센: 성금요일 하루 종일

작센안할트: 성금요일 하루 종일

슐레스비히-홀슈타인: 성금요일 오전 2시부터 성토요일 오전 2시까지

튀링겐: 성금요일 하루 종일

 

다만, 최근 이민 등의 다양한 원인에 의하여 독일의 인구분포 특징이 다국가 + 다문화 성향이 강조되어 오고 있으므로, 이러한 추세는 점차 완화되어 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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